해외 투자은행(IB)들은 전자업계의 수출 회복세로 4분기에 우리나라의 경상수지 흑자폭이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를 입증하듯 10월 수출 증가율이 지난 6월 이후 4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이에 따라 불황형 흑자를 탈피하고 3분기에 바닥을 치고 회복세로 들어서고 있다는 신호탄으로 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글로벌 경기침체가 지속되는데다 환율이 불안하게 움직여 향후 경기를 낙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바클레이즈 캐피탈은 우리나라의 4분기 상품수지 흑자폭이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전망하면서 올해 경상수지 흑자 전망치를 235억 달러에서 245억 달러로 110억 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특히 전자제품을 중심으로 연말까지 수출이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재벌 중심의 경제 구조에 따른 비판으로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지연돼 수입은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모건스탠리는 9월 경상수지 흑자는 수출이 수입에 비해 더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상품수지 흑자가 확대된 데 주목했다. 이는 대외 수요가 안정될 조짐을 보이는 반면 내수가 여전히 약세를 지속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해외 IB들은 9월 광공업 생산이 4개월 만에 처음으로 반등한 점에 주목하면서 우리경제가 3분기 중 저점을 통과한 것으로 평가했다.

골드만 삭스는 향후 수출 반등과 지속적인 경기 부양책 등에 힘입어 광공업 생산 등 전반적인 경제 활동이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향후 경제 회복세에 대해서는 비관적인 정망도 여전하다.

HSBC와 BNP파리바 등은 "9월 재고/출하 비율이 하락한 것은 4분기 중 경기 회복을 위한 긍정적인 조짐"라고 평가하면서도 "지속적인 성장 모멘텀을 시현할 지 여부는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식경제부는 지난 10월 수출이 전년동월 대비 1.2% 증가한 472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올해 6월에 작년 같은 시기와 비교해 0.9% 증가하고 3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하다 넉 달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

수입도 434억 달러로 작년 10월보다 1.5% 늘었다. 수입이 전년 동기 대비 증가한 것은 지난 2월 이후 처음이다.

무역수지는 38억 달러 흑자로 9개월째 흑자행진을 이어갔다.

지경부는 주요국의 수요가 부진하고 교역이 둔화했음에도 아세안·중국으로의 수출 확대 덕에 수출이 적게나마 증가한 것으로 분석했다.

아세안과 중국으로의 수출은 각각 21.1%, 5.7% 늘었다.

유럽연합(EU), 중동, 일본으로의 수출은 각각 2.0%, 0.7%, 0.1%씩 증가했고 미국과 중남미로의 수출은 각각 3.5%, 8.2% 감소했다.

품목별로는 석유제품·석유화학·IT가 호조였고 선박·자동차·철강은 부진했다.

수출증가율은 석유제품 27.7%, 무선통신기기 18.6%, 석유화학 6.9%, 반도체 6.7%, LCD 1.6%, 자동차부품 -1.9%, 철강 -3.5%, 선박 -29.7%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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