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경기 침체로 3분기 기업들의 실적이 예상에 크게 못 미쳤던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 경기 회복과 유럽의 재정위기 완화로 4분기에는 실적이 다소 나아질 것으로 보이지만 전망치 하향 조정되고 있어 여전히 불안한 상황이다.

◇ `어닝 쇼크' 기업들 실적 악화 줄이어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3분기 실적을 발표한 국내 주요 기업 109곳 중 3분기 실적이 예상치에 크게 못 미치는 `어닝 쇼크'를 나타낸 기업은 50곳으로 45.8%에 달했다.

최근 경기 둔화로 실적전망치가 꾸준히 하향조정됐는데도 기업들의 실적은 낮아진 눈높이에도 미치지 못했다.

작년과 비교해도 실적이 나아진 기업보다 나빠진 기업이 더 많았다.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3분기 실적을 발표한 기업 중 작년 동기 실적과 비교 가능한 46개 기업 중 영업실적이 악화한 곳은 적자전환 기업 1곳을 포함해 24곳(51.2%)이었다. 반면 실적이 개선된 곳은 21곳(45.6%)이었다.

케이피케미칼은 작년 3분기 영업이익이 557억원의 흑자였으나 올해 3분기 영업손실이 74억원 발생해 적자로 전환했다.

OCI의 영업이익은 작년 3분기 2천524억원에서 올해 같은 분기 331억원으로 86.9% 급감했다.

금호석유의 영업이익은 2천192억원에서 452억원으로 79.4%, 두산인프라코어[042670]는 1천503억원에서 315억원으로 79.1% 각각 줄었다.

그 외 호남석유(-49.8%), 현대중공업(-35.1%), LG생명과학(-27.4%), 에스원(-26.8%), SK이노베이션(-24.7%), 삼성정밀화학(-22.1%), KT&G(-21.1%) 등 간판기업들의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했다.

적자전환 기업 케이피케미컬을 제외한 실적 악화 기업 22곳의 영업이익 감소율은 평균 32.2%였다.

삼성증권 오현석 투자전략팀장은 "예상했던 것보다 세계 경기가 부정적이고 경기 수축 속도도 빨라 3분기 어닝 쇼크가 왔다"면서 "중국과 유럽 경기가 안 좋은 것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고 분석했다.

◇ 기업들 4분기 실적 3분기보다는 개선 전망

증권사들은 4분기 실적이 3분기보다는 나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상당수 기업의 3분기 실적이 부진했기 때문에 4분기에 상대적으로 개선되는 것일 뿐 이를 경기 회복으로 속단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증권사들이 4분기 실적 추정치를 내놓은 46개 기업(연결재무제표 기준) 중 4분기 영업이익이 3분기보다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 곳은 65.2%인 30곳이었다. 3분기보다 나빠질 것으로 예상된 기업은 34.8%인 16곳이었다.

4분기 실적 개선 폭이 가장 클 것으로 전망되는 회사는 두산인프라코어였다.

두산인프라코어의 4분기 영업이익은 1천29억원으로 3분기(잠정 영업이익 315억원)보다 227.1%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그다음으로 영업이익 증가율이 높은 곳은 두산으로, 4분기에 1천497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둬 증가율이 190.0%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이어 S&T 중공업(173.86%), 금호석유(107.7%), 고려아연(86.73%), 제일기획(73.2%) 순으로 영업이익 증가율이 높았다.

시총 상위 기업 중에서는 현대차가 4분기에 2조4천335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둬 전분기보다 18.4%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기아차는 32.5%, 현대중공업은 4.2%의 영업이익 성장률이 기대됐다.

반면 증권사들은 3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삼성전자를 비롯해 다수 기업의 4분기 실적이 3분기보다 악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은 7조9천470억원으로 3분기보다 2.19%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아이폰5 출시로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판매가 위축될 가능성이 커졌으며 경쟁사 스마트폰에 맞서기 위한 마케팅 비용 증가도 영업이익 감소에 영향을 주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증권사들이 영입이익 감소율이 가장 높을 것으로 전망한 기업은 삼성SDI로 감소율 전망치가 95.54%에 달했다. 녹십자와 대한항공의 4분기 영업이익도 3분기보다 각각 58.20%, 53.04%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현대증권 임종필 연구원은 "4분기에는 3분기보다는 어닝쇼크 기업이 줄어들 것으로 보이지만 강한 반등은 없을 것"이라며 "다음 달 중국에 새로운 지도부가 들어서 부양정책을 펼치고 미국 경기 회복과 유럽 재정위기 완화 등이 겹치면 실적이 개선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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