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희용 내외정책홍보원 원장
권희용 내외정책홍보원 원장

며칠 전 절차가 끝난 면세점 선정을 두고 뒷말이 길다. 이제는 외국인까지 동원해서 당국의 알 수 없는 비민주적(?) 행태에 대해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규제개혁만이 대한민국의 경제적 재도약을 담보할 수 있다고 부르짖던 박근혜 정부였다. 그런 정부가 면세점선정을 두고 규제개혁과는 거리가 먼 폐쇄일변도에서 더 나아가 오직 정부 입맛대로 밀실선정을 했다는 불평이 일고 있는 것이다.

그들의 지적은 일견 그럴듯하다. 면세점이 무슨 제조업도 아니고 단지 관광객들에게 공산품을 싸게 판매하는 소매상에 불과한데도 정부가 나서 꼭 허가를 해야 하느냐는 것이다. 또 몇몇 재벌기업체만 하도록 몰아가는 정부의 행태도 불만이다.

게다가 투자를 더해서 사업을 하겠다고 나서는 기업을 막고 나서는 것은 좋아 보이지 않다는 거다. 이러저러한 선정과정을 보면서 자본주의 국가에서 할 일이냐는 의문을 노골적으로 보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면세점이 중소기업체는 범접할 수 없는 무슨 치외법권적 전문업종도 아닌데, 그렇지 않아도 부지하기도 힘든 중소기업체에 면허를 내주지  못하는 이유를 알다가도 모르겠다."

20여 년간 중소기업단체에서 일했다는 인사가 하는 말다. 그의 '알다가도 모르겠다'는 표현에 불만의 초점이 있었다. 좋게는 세금을 많이 거둬들이기 위한 정부의 면허권행사에 이의를 달지는 않겠다면서, 그렇다고 꼭 대기업이어야 하는지는 납득할 수 없다는 것이다.

선진외국의 경우와 비교해도 우리나라의 처사는 비민주적이라는 거다. 또 면허를 따낸 기업에 주는 노골적인 특혜란다. 게다가 10년이었던 면허기간을 5년으로 줄여 때마다 심사를 한다는 것은 도저히 자유시장경제를 표방하는 나라가 할 일이 아니란 것이다.

#-2. 막걸리를 아주 좋아하던 친구가 있다. 술이라면 막걸리 외에는 입에도 안댈 정도로 좋아했다. 그러던 그가 요즘에는 와인으로 바꿨다. 막걸리를 믿을 수 없다는 게 그의 이유였다.

근년에 접어들면서 막걸리가 인기주 반열에 올랐다. 지방마다 막걸리공장이 들어서고 얼마 전부터는 막걸리페스티벌도 열릴 정도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터다. 그런데 십수년 간 마시던 막걸리를 마다하는 이가 생긴다는 게 궁금했다.

예전에는 쌀이 모자라 밀가루 혹은 대두박으로 만든 막걸리도 마다않고 먹었다. 그런데 요즘은 쌀 막걸기가 대중화 되었다. 게다가 쌀 생산이 넘치게 된지도 오래다. 이제는 막걸리하면 당연히 '쌀 막걸리'가 상표처럼 붙어있다.

그런 막걸리의 본색은 어떤가. 심심파적 삼아 들여다본 재료구성을 보고 심한 배심감에 젖어본 사람은 독실한 막걸리 팬이다. 쌀 막걸리에 들어가는 쌀은 고작 2~3%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에 배신감을 품게 된다.

물론 막걸리뿐이 아니다. 과일주스를 비롯한 각종 가공제품의 '눈속임'은 소비자를 대상으로 '사기를 치듯' 무시하고 있다. 그러면서 그들은 장사가 안 된다고 아우성을 치고 있다. 그러니 정부가 세금을 깎아 줘야한다는 둥 요구사항이 많다.

쌀 막걸리에 적어도 70~80%의 쌀이 들어가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각종 공산품에 주재료로 표기되는 제품의 함량을 획기적으로 늘려 잡으면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

제품 값이 오르고, 경쟁이 심해질 것이다. 게다가 일시적으로 소비량이 줄어들 것이다. 그러나 길게 보면 품질이 향상되고, 생산자와 소비자 간에 신뢰가 움트게 된다. 그 후부터는 안정적인 운영이 자리를 잡을 것이라는 전문가의 진단을 믿는다. 믿고 사는 세상이 대한민국이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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