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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보험 환급금 없이도 괜찮을까
박영준 기자  |  ainjun@fi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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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11.24  09:3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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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 소비자의 대부분은 보험 상품 구매 시 환급금을 중요시한다. 낸 돈 만큼 받아야 한다는 인식이 강해서다.

순수 보장성보다 납입한 돈을 돌려주는 만기환급형 보험에 대한 가입이 많은 이유도 보험사들이 소비자들의 ‘본전 생각’을 이용하기 때문이다.

엄밀히 따지면 만기환급형 보험은 결코 본전이 아니다.

보험사는 나중에 돌려줘야 할 돈을 보험료로 더 거둔 뒤 납입기간이 끝나면 돌려주게 되는데 납입기간만큼의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원금만 받는 건 오히려 마이너스다.

그럼에도 원금 보장에 대한 소비자의 욕구가 커진 이유는 초기 보험시장이 설계사 채널을 통해 성장해왔기 때문이다.

보험료가 비싼 만기환급형 상품을 팔수록 보험사 입장에서는 설계사 수당과 보험사를 운영하는데 쓰는 사업비를 쉽게 가져갈 수 있고 설계사는 더 많은 판매수수료를 챙길 수 있게 된다.

보험사와 판매자간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셈인데 덕분에 발생한 민원도 많다.

환급금의 존재는 보장성보험을 저축성보험으로 둔갑시켜 팔 수 있었고 중도에 계약을 해지하면 받는 해지환급금이 보험료로 낸 돈보다 적다는 사실을 일반 소비자는 쉽게 이해하지 못했다.

보험사와 소비자간 정보의 비대칭 때문에 발생한 불완전판매다.

최근에는 보험사들이 보험료를 내린 대신 해지환급금을 보장하지 않거나 대폭 낮춘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가격이 저렴한 대신 해지환급금을 낮추는 패널티를 적용하겠단 것이다.

환급금을 명목으로 보험료를 많이 받던 보험사들이 갑작스레 저렴한 보험료를 들고 나온 이면에는 환급금에 대한 부담이 자리 잡고 있다.

금리가 낮아지면서 환급금에 적용하던 확정이율이 부담스러워지자 이를 시중금리에 대입시켜 금리 상황에 따라 돌려줄 돈의 규모가 달라지게 한 것이다.

이러한 분위기는 내년부터 본격화될 조짐이다. 선제적으로 상품을 출시한 삼성생명, 교보생명, ING생명 등은 판매에 드라이브를 걸고 나섰지만 걱정부터 앞선다.

원금 보장에 대한 인식이 강한 보험 산업에서 환급금에 공시이율을 적용한다거나 해지율을 고려해 보험료를 낮춘 대신 중도 해지 시 환급금이 적다는 등을 이해할 수 있는 보험소비자가 얼마나 될지 의문이다.

현재 이러한 보험 상품에 가입한 사람들에게서 5~10년 후 환급금 때문에 발생할 민원은 어떻게 감당할 수 있을까. 심지어 종신보험의 10년 유지율은 30% 안팎이다.

금융당국은 보험가격과 상품을 자율화하겠다며 불완전판매 가능성은 외면하고 있다. 환급금을 줄인 상품과 일반 상품이 함께 있어 소비자의 선택권이 늘어났다는 판단이다.

그러나 보험사에서는 회사의 부담이 남아있는 상품과 부담이 사라진 상품 중 어느 상품에 대한 판매를 늘리게 될까.

금융소비자의 이해력 부족이란 보험업계의 고질적인 변명이 벌써부터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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