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결건수 감소·우량 물건 비중 증가…IBNR 적립규모 감소 이어질 것
“충분한 개별추산액 적립…불확실성 해소구간 진입해”

[현대경제신문 박영준 기자] 올해 1천640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KB손해보험 미국법인의 손실 규모가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결건수가 낮아지면서 추가적인 지급준비금 적립 부담이 감소할 예정이고 전체 매출액 중 우량 물건 비중도 꾸준히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B손보는 올해 3분기 32억원의 영업손해와 1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KB손보 미국지점의 손실을 일시 반영한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KB손보 미국지점은 올해까지 1천640억의 누적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2013년 424억원, 지난해 807억원에 이어 적자 규모는 더욱 커졌다.

2010년~2013년 주로 판매된 만기 1년의 재물·배상책임보험이 부실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가격책정이나 위험인수 등에서 미국지점의 역량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KB손보 미국지점에 대한 추가적인 불확실성은 해소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KB손보는 지난해 400여억원의 지급준비금을 쌓은 바 있다. 올해 7월에는 미국지점 계약 2천500건에 대한 현지 실사를 벌여 786억원의 지급준비금을 추가로 적립했다.

특히 올해 쌓은 지급준비금은 지난 7월 시행한 미결건에 대한 조사를 토대로 대부분 개별추산액을 통해 적립됐다.

김고은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개별추산액 적립은 미보고발생손해액(IBNR)보다 시기, 규모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됐을 때 가능하다”며 “충분한 개별추산액이 적립됐기에 시간이 지나면서 IBNR의 환입도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강승건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지점의 경우 전수조사로 충분한 개별추산액을 적립해 앞으로 돌발적인 손해율 상승 가능성이 축소됐다”며 “이 효과는 바로 다음분기부터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돼 불확실성이 해소구간에 진입됐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미결건수가 줄어들면 추가적인 미보고발생손해액(IBNR) 적립 규모도 감소할 예정이다. 개별추산액으로 적립된 지급준비금의 일부는 이익으로 환급될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지난 2013년 680건에 달하던 보상 직원 1인당 미결건수도 올해 170건으로 4분의 1가량 감소했다.

전체 매출 가운데 우량 물건에 대한 비중도 지난 2013년 51.6%, 지난해 56,0%, 올해 10월 기준 64.2%로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무리하게 확장했던 전체 매출을 줄이고 인수심사를 강화한 데 따른 효과다.

KB손보는 고수익 상품 판매 비중을 높이고 골드(GOLD) 등급 이상의 브로커(보험판매인)들이 매출의 60%를 차지할 수 있도록 관리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KB손보 관계자는 “지난 9월 지급준비금 적립은 추가 손실 인식과 무관하게 재무건전성 강화를 위한 것”이라며 “문제가 된 2013년까지 판매한 상품에 대한 절차가 올해까지 이어진 경우도 있지만 이러한 추세는 대부분 올해 안에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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