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희용 내외정책홍보원 원장
권희용 내외정책홍보원 원장

박근혜 대통령의 임기가 절반을 지났다. 남은 시간이 이제 절반뿐이 라는 뜻이다. 지난 절반동안 무엇을 했느냐는 어느 라디오 앵커의 질문에 여당 국회의원의 대답은 한마디로 남은 절반동안 거둬드릴 수 있는 씨앗을 뿌렸던 시기였노라고 답했다.

뿌린 만큼 결실을 거둬드릴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는 모두 거둬드린다고는 단언할 수는 없겠지만, 상당한 결실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남은 절반동안 가장 먼저 무엇에 집중해야 하느냐는 질문이 이어졌다.

그는 '경제개혁'과 '노동개혁'이라고 두 가지를 꼽았다. 그러면서 두 가지 가운데 어느 것이 더 비중이 있는 것이 아니란다. 둘 다 긴박할 정도로 바로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미 이 두 가지 사안은 도마 위에 올라있는 현안이 된지 꽤 되었다.

그러면서도 좀처럼 성과가 드러나지 않는 현안이 되고 있다. 당사자들이 만만찮은 힘을 가진 까닭에 정부도 헌 칼 휘두르듯 좌지우지할 처지가 아니다. 달래고 얼레면서 차근차근 풀어 나가야할 만큼 쉽지 않은 대상인 것이다.

경제개혁에는 기틀을 새로 짜는 구조개혁을 포함해서 경제를 구성하는 모든 분야에 대한 점검과 새로운 규정을 세우는 절차가 기다리고 있다. 재벌개혁도 이 가운데 포함되어 있다. 노동개혁도 돌파해야할 험난한 문제가 널려있다.

이런 문제를 기득권자들이 틀어쥐고 풀 낌새를 보이지 않고 있다. 그들은 정부의 로드맵 자체를 무시하거나 정치적 수단에 기대 역공을 취하는데 선수들이다. 그들의 주장에도 상당한 일리가 없지 않다. 그들을 지지하는 국민 역시 무시 못 할 정도이다.

그런데도 불과하고 반드시 개혁해야 한다는 당위성에 반대할 수만은 없다. 우리나라가 압축성장으로 경제발전이라는 성공을 거둔 시대가 저문 지 이미 오래되었다. 이미 개혁을 통해 새로운 시대에 들어섰어야 했다. 실기를 한 것이다.

그 실기의 대가를 벌써 누리고(?)있는 셈이다. 일자리 없는 청년, 부(富)의 편중현상, 부채의 증가, 사회병리 현상 등등 경제 ․ 노동분야의 획기적인 개혁 없이는 해소되지 않는다는 것을 국민은 안다. 과거의 적폐가 쌓여가고 있는 게 현실이다. 따라서 늦었지만 이제부터 개혁 속도를 내서 돌파해 나가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는 것이다.

임기 절반이 남은 대통령이 앞장서서 해야 할 일이 바로 개혁이라는 것이다. 그는 이 두 가지 사안에 상당한 성과를 거두기만 한다면 박근혜 대통령은 성공한 대통령으로 역사적 평가를 받고도 남음이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젊은이들 사이에서 '9포 세대'라는 말이 번지고 있다. 3포 세대에서 비롯되어 5포, 7포를 거쳐 9포까지 닿은 것이다. 큰 꿈을 품고 한창 일할 세대인 젊은이들이 포기하는 게 한두 가지가 아니라는 거다. 연애도 안하고 결혼도 안한다는 거다. 물론 출산도 포기하고 내 집 마련도, 인간관계, 희망, 꿈. 건강, 외모관리도 포기하는 젊은이들이 늘어가고 있다.

건강한 대한민국의 모습이 아니다. 어쩌다 이 나라가 '포기'한 젊은이 들이 많은 사회로 전락했을까? 돈이면 무엇이든지 되는 나라를 거치면서 이 모양 이 꼴이 되었다는 답이 나온다. 희망이 없는 나라의 등대는 바로 '돈'이니까.

그런 사이에 소위 기득권자들이 뿌리를 내리고 음습한 곳에 터를 잡고 있는 것이다. 대통령은 똑바로 봐야 한다. 개인의 성공이 아니라 이 나라의 진운을 바로 잡아야 한다는 말이다.

지금 이 나라를 주름잡는 자들이 누구인지, 그들의 행태가 어떠한지를 바로 봐야 한다. 경제개혁과 노동개혁을 가로 막는 자들과 그 배후세력에 대한 통찰이 긴요하다는 말이다. 그들이 움켜쥔 검은 기득권을 밝은 세상에 토해내도록 해야 한다. 2년 반의 시간이면 대통령이 얼마든지 할 수 있다. 대통령의 뒤에는 국민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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