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노조·한국타이어노조, 연대 투쟁 계획 밝혀
임금피크제·기본급 인상 관련 노사 갈등 고조된 상황

타이어업계의 임단협 파고가 높아질 것으로 우려된다. 지난 17일 전면 파업에 돌입한 금호타이어노조가 광주 광산구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에서 파업 집회를 벌이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
타이어업계의 임단협 파고가 높아질 것으로 우려된다. 지난 17일 전면 파업에 돌입한 금호타이어노조가 광주 광산구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에서 파업 집회를 벌이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

[현대경제신문 차종혁 기자] 국내 타이어업계가 실적 악화에 이어 엎친데 덮친격으로 노사 갈등에 따른 생산차질 우려로 사면초가에 놓였다.

25일 금호타이어노동조합과 한국타이어노동조합은 연대 투쟁을 통해 임단협 쟁의행위의 강도를 높여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타이어노조가 지난 21~23일 3일간 ‘2015년 임단협 승리를 위한 쟁의 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한 결과 재적 조합원 4천700명 중 찬성률 86.3%(4천56명)로 가결됐다.

한국타이어노조는 “찬반투표 가결로 노조는 합법적인 쟁의행위 요건을 갖췄고, 압도적 가결로 보여준 조합원들의 기대와 요구에 2015년 임단투 승리로 보답하겠다”며 사측이 노조의 요구안을 전격적으로 수용할 것을 촉구했다.

노조는 기본급 기준 6.7%의 인상을 요구하고 있지만 사측은 1% 수준 인상을 고수하면서 갈등이 좁혀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금피크제, 통상임금도 첨예한 사안이다. 노조는 이달 26일 쟁대위를 구성한 후 27일에 1차 행동지침을 예고한 상황이다.

한국타이어노조 관계자는 “회사는 최근 실적이 나빠졌다면서 적자가 난다고 하지만 이전까지 적자가 난 적이 없었고, 영업이익도 10% 이상을 유지해 왔는데 투자는 많이 하면서 직원에 대한 복지는 열악하고 노동강도는 동종업체에 비해 20% 수준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사측은 “서로 잘 풀어나가기 위해 협상하는 과정에 있다”며 “향후 파업에 돌입하면 생산에 차질이 있을 수 있겠지만 현재는 지장이 없고, 협상을 통해 잘 풀어나갈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앞서 금호타이어노동조합은 지난 17일 조건 없는 일시금 지급, 임금 8.3% 정률 인상, 2014년 경영성과금 배분, 기피직무 수당 지급, 1958년생 정년 연장 등을 요구하며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전면 파업 당일 회사 측은 광주공장과 곡성공장에 대체인력을 투입해 완성차(OE) 및 시장의 필요 물량에 대해 적시에 공급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또 “원만하게 협상을 진행하기 위해 한발 양보한 최종안을 제시했다”며 “노측도 무책임한 파업을 즉시 중단하고 집중교섭을 통해 노사간 합의점을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측의 주장에 대해 금호타이어노조는 “파국의 책임은 임금피크제를 강요하고 일시금 지급을 철회한 회사에 있다”며 강경 대응 입장을 밝혔다. 워크아웃 5년 동안 직원들의 희생이 컸는데도 지난해 워크아웃 졸업 이후 제대로 된 보상이 없었다며 기본금 인상과 성과금 지급 등을 반드시 쟁취하겠다는 입장도 명확히 했다.

금호타이어에 이어 한국타이어까지 조합원의 높은 찬성률로 쟁의에 돌입하면서 국내 타이어업계의 임·단협 파고는 더욱 거세지고 있다. 최근 실적 악화로 고전하고 있는 타이어업체들로서는 노조와의 갈등을 잘 봉합하지 못하면 생산에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부담스런 상황에 처하게 됐다.

한국타이어의 올 2분기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11.6% 감소한 8천443억원을, 영업이익은 43.0% 감소한 648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금호타이어의 매출액은 9.1% 감소한 6천703억원을,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57.6% 감소한 357억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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