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저축은행그룹으로부터 억대 금품을 받은 의혹을 사고 있는 은진수(50) 전 감사원 감사위원이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두, 조사를 받다가 30일 새벽 긴급체포됐다.

부산저축은행그룹 비리를 수사 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검사장 김홍일)는 전날 오전 11시 은 전 위원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던 중 이날 새벽 1시께 긴급체포했다. 은 전 위원은 곧바로 서울구치소로 보내져 수감됐다.

은 전 위원은 김양(58·구속기소) 부회장이 발탁해 정관계 로비창구역할을 맡긴 것으로 알려진 금융브로커 윤모(56·구속기소)씨를 통해 억대 금품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은 전 위원은 윤씨에게 친형의 취업을 부탁해 모 카지노 감사 자리를 따낸 것은 물론, 부산저축은행그룹의 감사결과 처리를 지연시키거나 무마해 준 의혹도 사고 있다.

특히 2005년부터 2년 동안 부산저축은행 고문변호사로도 일한 은 전 위원은 올해 초 은행 퇴출을 막기 위해 전방위 로비를 시도하는 과정에 동원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최근에는 구속수감 중인 저축은행 한 대주주를 세간의 눈을 피해 특별면회한 것으로 알려져 그 이유를 놓고 각종 억측이 난무하고 있다.

검사 출신인 은 전 위원은 2007년 이명박 후보 캠프에서 법률지원단장을 맡으며 'BBK 대책팀'을 이끌었고, 검사 시절엔 대검 중수부에서 파견근무를 하기도 했다.

우병우 대검찰청 수사기획관은 " 혐의 내용 등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할 수 없다"며 "30일 조사 결과와 증거 등을 종합 검토해 신병 처리 방향에 대해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은 전 위원은 검찰청사에 들어가기에 앞서 "심려를 끼쳐 송구하다. 모든 진실은 사법절차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 생각한다.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 죄송하다"고 말했다.

금품 수수 및 로비 각종 의혹 등에 대해서는 "사실과 다른 보도가 많이 나오고 있다"며 "검찰 수사, 재판 등의 절차를 통해 진실이 밝혀지길 기대한다"고 다시한번 강조했다.

한편 검찰은 은 전 위원과 함께 퇴출저지 로비에 동원됐던, 검찰 간부 출신의 박모 변호사가 청와대 등에 탄원서를 제출한 사실을 확인, 경위 등을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또 다른 감사위원이 부산저축은행 관련 감사결과 처리를 지연시키거나 무마해 주는 대가로 거액을 받은 정황을 포착, 수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또 부산저축은행 대주주이자 해동건설 회장인 박형선(59)씨가 세무조사 무마로비를 했다는 진술을 확보, 로비 대상 등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다.

김양 부회장은 최근 검찰에서 "2008년 하반기 한 특수목적법인(SPC)에 대해 벌인 세무조사와 관련 경비(經費)로 박씨에게 1억5000만원을 줬다"고 진술했다.

27일 구속된 박씨는 경기 시흥시 납골당사업에 1200억원을 불법 대출받은 혐의, 대전 관저4지구 개발사업에 명의를 빌려주는 대가로 9억여원을 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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