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17조8천억·현대차 4조7천억 등 8개 그룹 해소 비용 총 27조원

 
 

[현대경제신문 강준호 기자] 신동빈 롯데 회장이 지배구조 개혁을 공언한 가운데 롯데그룹 대주주 일가가 그룹 경영권을 유지하면서 순환출자고리를 해소하는 데 최소 2조5천억원이 소요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총 416개에 달하는 롯데그룹의 순환출자고리는 핵심 계열사인 롯데쇼핑,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등 3개사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6개 계열사의 지분만을 해소하면 대부분의 순환출자고리를 끊을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롯데를 비롯해 순환출자고리를 갖고 있는 8개 그룹 중 순환출자고리 해소 비용이 가장 많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되는 곳은 삼성으로 무려 17조8천억원에 달했고 현대차도 4조7천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분석됐다.

12일 CEO스코어가 공정거래위원회 지정 대기업 집단 중 순환출자고리를 갖고 있는 8개 그룹 448개 고리의 해소 비용을 조사한 결과 지난 5일 기준 총 27조1천524억원에 달했다.

해소비용은 대주주가 경영권을 유지할 수 있는 선에서 최소의 비용으로 산출했다.

총 10개의 고리를 갖고 있는 삼성그룹이 17조8천348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6개 고리로 이어진 현대차가 4조7천435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또 영풍(7개) 6천966억원, 현대백화점(3개) 6천106억원, 현대중공업(1개) 5천924억원, 현대산업개발(4개) 1천755억원, 대림코퍼레이션(1개) 431억원 순이다. 

롯데그룹은 순환출자고리를 만들고 있는 롯데쇼핑,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등 핵심 계열사 3곳의 지분을 보유한 한국후지필름, 롯데제과, 롯데정보통신, 롯데칠성음료, 롯데건설, 대홍기획 등 6개 계열사의 지분을 해소하면 대부분의 순환출자고리가 끊어진다.

이들 6개사가 보유한 핵심 계열사의 지분 가치는 총 2조4천559억원으로 집계됐다.

계열사별로는 한국후지필름 등 5개사가 보유한 롯데쇼핑 지분가치가 1조8천325억원으로 가장 컸다. 롯데칠성음료 지분가치는 4천999억원, 롯데제과 지분가치는 1천235억원이다. 롯데칠성음료는 롯데제과가, 롯데제과는 대홍기획과 롯데건설이 지분을 갖고 있다.

예컨대 대홍기획이 보유하고 있는 롯데제과 지분을 대주주 일가나 자사주 형태 등으로 매입하면 '롯데제과→롯데칠성음료→롯데푸트→대홍기획→롯데제과'로 연결되는 순환출자고리를 포함한 총 172개의 고리를 끊는 방식이다.

삼성은 삼성전자, 삼성물산, 제일모직 주식을 들고 있는 4개 계열사의 지분이 정리되면 순환출자고리가 모두 해소된다.

삼성전자 지분은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각각 7.21%, 1.26%씩 들고 있다. 삼성물산은 삼성SDI 7.39%와 삼성화재 4.79%, 제일모직은 삼성SDI와 삼성전기가 각각 3.7%씩의 지분을 보유하고있다.

현대차는 지배구조 최정점인 현대모비스의 주주인 현대글로비스, 현대제철, 기아자동차 등 3개사의 지분 정리가 필요하다.

영풍은 영풍과 코리아써키트 지분을 보유한 영풍개발, 서린상사, 테라닉스, 시그네틱스 등 4개사의 지분을 정리해야 한다.

현대산업개발은 아이콘트롤스 1개, 현대백화점은 현대그린푸드·현대에이앤아이 2개, 현대중공업은 현대미포조선 1개, 대림은 대림코퍼레이션 지분을 들고 있는 오라관광 1개사의 지분 정리로 순환고리를 해소할 수 있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지주사 체제 전환 과정에서 순환출자고리를 해소한 한진, 한솔, 한라는 제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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