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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나루] ‘깃’과 ‘칩’의 싸움
김영인  |  bellyki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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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7.24  09:3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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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인 객원논설위원

주식은 영어로 ‘스톡’이다. 스톡은 나무의 밑동을 말한다. 서양 사람들은 나무를 밑동부터 잘라서 꼭대기까지 통째로 차지하기 위해 주식 투자를 하고 있음이 단어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나누어 가질 마음은 ‘별로’인 것이다.

그들은 ‘칩’이라는 말도 쓰고 있다.  블루칩, 옐로칩, 레드칩 하고 있다. 칩은 포커판에서 사용되는 말이다. 포커판은 돈 놓고 돈 먹는 도박판이다. 판돈을 싹쓸이해야 직성이 풀리는 판이다.

우리는 주식을 어떻게 생각했을까. 한 세기쯤 전의 광고를 보자.

“본 은행은 중서광통방(中署廣通坊)에 전(錢)교환소를 정하고 자본금은 4천 깃으로 한하되 한 깃에 50원으로 하였으니 입찰하시기 바라오.… 매 깃에 50원씩 3차에 분배하야 내시되 초차(初次)에 20원, 재차(再次)에 15원, 삼차(三次)에 15원으로 정함.”

광고에 ‘깃’이라는 ‘낯선’ 용어가 들어 있다. 사전을 펼쳐보면, ‘새 날개의 털’이라고 되어 있다. ‘나누는 물건의 한몫’이라고도 풀이하고 있다.

투자자들에게 깃털처럼 가볍게 한 깃씩 투자해서 은행을 설립하자는 ‘민족광고’였다. 백짓장을 맞드는 것처럼 한 깃씩 모아서 20만 원의 자본금을 마련하자는 광고였다.

그러니까, 깃은 오늘날의 ‘주식’이었다. 참으로 아름다운 우리말이 아닐 수 없었다. 우리의 주식에 대한 개념은 이랬다. 서양 사람들과는 좀 달랐다.

그들은 우리 ‘깃 시장’에 군침을 흘렸다. 개방하라고 압박했다. 그렇다고 호락호락하게 내줄 수는 없었다. ‘외국인 전용 수익증권’, 이른바 ‘코리아펀드’라는 것을 발행, ‘간접투자’만 허용했다.

그렇지만 그것으로 만족할 사람들이 아니었다. ‘직접투자’를 하겠다고 우겼다. 결국 증권시장을 ‘완전개방’할 수밖에 없었다.

외국인의 직접투자를 앞두고 증권 관계자들은 그들이 무슨 주식을 사들일 것인지 전망했다.

결론은 쉬웠다. 우리 증시를 잘 모르기 때문에 우리나라 ‘대표기업’의 주식에 투자할 것으로 여겼다. 예를 들어 자동차 업종은 현대자동차, 전자 업종은 삼성전자 주식 하는 식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뜻밖이었다. 그들은 ‘대표기업’ 주식 따위는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그들이 사들인 주식은 소위 ‘주가수익비율(PER)’이 낮은 종목이었다. ‘저평가’ 되어 있던 주식만 골라서 매입한 것이다. 그들은 우리 증시를 철저하게 연구하고 있었다.

당장 이들 종목의 가격이 치솟았다. 우리 투자자들은 외국인투자자들이 매입하는 주식을 덩달아 사들였다. ‘뇌동매매’였다. 그 바람에 가격은 더욱 올랐다.  짭짤한 수익을 올린 외국인투자자들은 곧 다른 주식에 손대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우리 투자자들은 ‘상투’나 잡아야 했다.

1992년 증권시장 개방 이후 20년 동안 외국인투자자들은 우리 증시에서 52조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해서 이를 410조 원으로 불리고 있었다. 수익률로 따지면 자그마치 786%에 달했다.

그동안 배당금으로만 받아 챙긴 돈이 53조원이었다. 그랬으니 외국인투자자들은 순매수한 원금 52조원을 모두 회수한 채, 우리 증시에서 번 돈만 가지고 ‘돈놀이’를 하는 셈이었다.

이랬던 외국자본이 더욱 큰돈을 긁어갈 참이다. 기업의 허점을 파고들어 투자수익을 올리는 ‘행동주의 헤지펀드’라는 자본이다. 삼성그룹을 골탕먹인 자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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