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해운 턴어라운드 가능성 낮고 정유·석유화학·건설은 개선 예상

[현대경제신문 강준호 기자] 디스플레이와 휴대전화 등의 업종 하반기 실적이 상반기보다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15일 '2015년 하반기 산업전망' 보고서에서 디스플레이, 휴대전화, 음식료, 제약, 의류 등의 업종은 공급과잉, 가격경쟁 심화, 수요 위축 등의 요인으로 하반기 기업 실적이 상반기보다 부진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 장기 부진 업종인 조선, 해운은 하반기에도 턴어라운드(실적개선)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예상했다.

마지황 수석연구원은 "국내 조선업체들이 상대적으로 수주점유율은 높지만 선박 발주가 부진하고 저유가의 영향으로 해양플랜트 수주 역시 기대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과거에 저가로 수주한 선박 건조 영향으로 수익성 개선에는 어려움이 따른다"고 말했다.

반면 연구소는 정유, 석유화학, 건설 등 3개 업종은 해당 기업들의 하반기 실적이 상반기보다 다소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안혜영 수석연구원은 "정유 업종은 저유가로 수요는 증가하나 메이저 업체들의 설비투자 축소, 미국 셰일 오일 리그 수 급감 등으로 공급은 둔화돼 정제마진이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박대영 수석연구원은 "건설업의 경우 건축 부문을 중심으로 수주와 분양이 회복되는 가운데 지난 몇 년간 진행된 부실 사업장 정리 효과가 나타나고 있어 당분간 실적 개선이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연구소는 또 최근 수출부진의 이유로 엔저에 따른 일본의 경쟁력 강화와 중국 제품 확산을 꼽았다.

연구소는 올해 상반기 수출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가운데 수출 대상국별로는 아세안 지역이, 품목별로는 석유제품과 휴대전화의 부진이 가장 컸다고 분석했다.

이주완 연구위원은 "EU(유럽연합) 지역의 자동차, 중국의 휴대전화와 PCB, 일본의 LED 등의 수출 부진은 엔저로 인한 일본 업체들의 가격경쟁력 상승에 기인한다"고 분석하며 일본과 직접적인 경쟁관계에 있는 제품들의 경우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한국 제품이 일본 제품으로 대체되는 현상이 뚜렷하게 관찰된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위원은 이어 "EU의 휴대전화, 일본의 휴대전화 부품, 중국의 자동차부품 등의 경우 한국의 수출이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과 미국으로부터의 수입은 크게 증가했다"고 설명하고 환율의 문제가 아닌 한국 제품의 경쟁력 약화가 주된 원인임을 강조하며 수출 부진의 장기화를 우려했다.

이 연구위원은 "아세안과 EU 지역으로의 LCD 수출 감소는 엔저와 중국 업체의 경쟁력 강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엔저현상은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고 중국과의 경합도는 점차 높아지고 있어 중장기적인 수출환경도 낙관적이지는 않다"고 말했다.

연구소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피해가 문화생활, 운송, 여행 등에 집중됐고 회복기간은 최대 7개월 정도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김동한 연구원은 "지난해 세월호 사건 전후의 업종별 종합경기 BSI(기업경기실사지수) 추이를 감안해 분석한 결과 업종별 경기가 메르스 발병 이전 상태로 회복되기까지 레저와 숙박 업종은 3개월, 서비스업은 5개월, 가죽·가방·신발 업종은 7개월이 소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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