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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보험사 ‘갑질’에 고장 난 손해사정
박영준 기자  |  ainjun@fi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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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7.08  10:3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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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신문 박영준 기자] 어느 편에서도 공정해야 할 손해사정사가 보험사의 영향 아래 있다면 보험소비자는 보험 사고 시 누구를 믿어야 할까.

최근 보험사기 등을 통해 과다하게 보험금을 타내는 수법으로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일부 독립손해사정사의 이면에는 보험사에 고용된 고용손해사정사 혹은 위탁손해사정사가 있다.

전자는 피보험자측에게 보수를 받고 손해액을 산정하는 반면 후자는 보험사나 보험사와 계약 관계에 있는 회사에서 보수를 받아 손해액을 산정하는 일을 한다.

한국손해사정사회에 따르면 2013년 11월 말 기준 손해사정사는 총 5천184명이고 이 중 독립손해사정사를 제외한 고용 및 위탁 손해사정사는 4천377명이다.

약 85%가 보험사와 관계된 손해사정사인 셈이다. 손해사정사 곁에서 손해사정업무를 돕는 사무원까지 포함하면 규모는 더욱 늘어난다.

문제는 고용 및 위탁손해사정사가 보험업법에 어긋나는 행위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보험업법에서 규정한 손해사정사의 업무 범위는 보험 사고발생 시 보험약관 내에서 손해액과 보험금을 산정하는 역할이지만 보험금 합의까지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있다.

특히 이 같은 위법행위는 위탁손해사정법인에서 많이 발생한다는 것이 업계의 목소리다. 한 위탁법인 손해사정사는 “처음에는 서비스 측면에서 시작했던 보험금 합의 업무가 이제는 관행처럼 굳어졌다”며 “보험사와 계약을 맺고 수수료를 받다보니 계약유지를 위해서라도 을의 입장에서 모든 일이 진행된다”고 말했다.

결국 보험사의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위탁법인의 경우 위법행위를 알면서도 보험사를 위해 보험금 합의까지 진행하고 있었던 것이다.

또 보험금 산정을 위한 조사 과정에서 합의까지 이뤄지다보니 결국 피보험자의 갈등에서 비롯된 업무 피로도가 크다는 설명이다. 공정하고 정확해야 할 손해사정의 본질에서 벗어나 보험사 편에서 기계적으로 피보험자와의 합의를 이끌어내는 일도 생기고 있다.

보험사들은 위탁손해사정법인의 보험금 합의에 대해 적극 부인하고 있다. 위탁손해사정사가 보험사 양식이 기재된 보험금 합의서를 들고 다니며 사인을 받고 관련 서류를 넘겨주고 있었지만 보험사에서는 위탁법인에게 보험금 합의를 시킨 적이 없다는 것.

철저하게 보험금 합의 과정은 보험사에서만 진행하도록 하고 있다는 답변이다.

그러나 위탁법인이 아무런 이득도 없이 보험사에서 하지 말라는 위법행위를 자진해서 한다는 것은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다. 여기에 보험사의 입김이 작용하지 않았다고 볼 수 있을까.

보험사의 ‘갑질’에 제3자 입장에서 공정하게 진행해야 할 손해사정 기능이 고장 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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