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 최대 관심거리 중 하나인 ING생명과 동양생명, 그린손해보험의 거취여부에 대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ING생명 인수전에는 KB금융지주, 대한생명, AIA 등 대형사들이 달려들어 접전을 벌이고 있다. 동양생명은 연내 매각이 힘들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그린손보는 공개매각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당초 ING측은 아시아태평양 보험법인 전체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ING측은 아태 보험법인 전체를 인수하는 업체에 가산점을 주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지만 KB금융지주와 AIA는 한국 법인, 대한생명은 동남아 법인 인수에 큰 관심이 보이고 있다.
특히 KB금융의 경우 ING생명 한국법인 인수를 위해 지난달 ING생명의 첫 글자를 따 만든 ING생명 한국법인의 포괄적인 인수 전략인 ‘아이리스’(IRIS) 프로젝트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KB금융은 ING생명 한국법인 인수에 성공할 경우 KB생명은 약 30조원의 자산 규모로 단숨에 업계 5위권으로 진입하게 된다. 또 방카슈랑스에 강점이 있는 KB생명과 고소득 전문직 영업에 강한 ING생명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되는 대목으로 KB금융은 이를 통해 생보 빅3를 따라잡기 위한 로드맵을 지난달 이사회에서 제시한 바 있다.
ING생명은 내달 16일 본입찰을 거쳐 그달 말께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매각 예상 가격은 한국 법인이 3조5천억원, 동남아 법인이 3조원, 일본 법인이 1조5천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그러나 ING생명 노동조합이 고용보장 등을 요구하며 9일 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라 노사 갈등이 격화되면 본입찰 일정 자체가 무기한 연기될 가능성도 크다.
예비 입찰에 참여한 한 관계자는 “ING생명 자체가 우수한 보험사라 인수할 때 시너지가 예상된다”며 “그러나 노조 파업 등 노사 갈등이 심해지면 매각 협상 자체가 무산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동양생명은 인수에 관심을 보이던 대한생명이 ING생명 인수에 참여함에 따라 연내 매각이 무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동양생명의 최대 주주인 국내 사모펀드(PEF) 보고펀드가 지난 5월 대한생명과 인수 가격 협상을 중단하고서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동양생명은 보고펀드가 지분의 57%가량을 갖고 있으며 동양증권이 3.0%, 우리 사주가 3.6%로 구성돼 있다. 동양그룹은 지난해 보고펀드에 동양생명 지분을 팔 때 2015년에 지분 30%를 되사올 콜옵션을 받았다.
보고펀드는 지난 1월 지분 매각을 선언하고, 예비입찰 등의 과정을 통해 대한생명과 매각 협상을 벌였지만, 동양생명의 골프장 처리 문제를 놓고 발생한 이견을 좁히지 못해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와 관련 보험업계 관계자는 “매각자인 보고펀드에서 협상종료를 선언하지 않아 상황이 모호하다”며 “현재로서는 협상이 결렬된 것으로 밖에는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대한생명마저 동양생명 인수 협상에서 한 발 빼고 ING생명 인수에 관심을 쏟아 동양생명 인수전은 올해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인수합병(M&A)에 전념하던 동양생명은 최근 동양그룹의 금융통인 구한서씨가 사장으로 오면서 경영 정상화에 전력을 다하는 체제로 전환했다.
동양생명 관계자는 “매각 문제로 어수선했던 회사 분위기를 바로잡고 영업을 정상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초 경영악화로 개선명령을 받은 그린손해보험은 공개매각 가능성이 높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그린손보가 위험기준자기자본(RBC) 기준 지급여력비율을 100% 이상 맞추는 수준의 자본금을 확충하지 못하면 금융 당국은 예금보험공사에 공개매각을 맡길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린손보는 올해 초 신안그룹에 대주주 지분 매각을 추진했다가 무산됐으며 현재 일본 미쓰비시그룹의 매각 실사를 받고 있다. 그린손보는 한국거래소로부터 거래정지 조치를 받은 상태로 자본잠식을 해결하지 못해 조만간 주식시장에서도 상장이 폐지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