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현대제철에 밀리고 계열사 실적부진·비리 ‘골치’
동국제강, 적자·오너 횡령 신인도 하락…재무개선 ‘막막’

권오준 포스코 회장(왼쪽), 장세주 동국 회장
권오준 포스코 회장(왼쪽), 장세주 동국 회장

[현대경제신문 차종혁 기자] 국내 철강산업을 대표하는 포스코(회장 권오준)와 동국제강(회장 장세주)이 내우외환에 시달리며 성장동력을 잃은 모습이다.

2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동국제강이 실적 악화, 오너 리스크 등에 따른 신용등급 강등으로 인해 재무구조 개선 작업이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최근 포스코도 계열사의 신용등급이 무더기로 강등되면서 계열사 구조조정 등을 통해 철강본업을 강화하기 위한 그룹 차원의 쇄신 작업에 제동이 걸렸다.

포스코는 올 1분기 실적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지만 영업이익률에서 현대제철에 뒤처지면서 체면을 구겼다.

게다가 포스코건설 비리사건, 포스코플랜텍 워크아웃, 광양 액화천연가스공장 건설, 사우디 국민차사업 추진 사업 등이 계획대로 원만하게 진행되지 않으면서 성장동력이 약화된 것으로 평가된다.

포스코건설 비자금 비리사건은 해외 현장에서 시작돼 전·현직 임원이 연루된 것으로 확인됐고 급기야 국내 협력업체로 확대되면서 포스코의 대외신뢰도를 추락시키고 있다.

인수에서 긴급자금까지 5천억여원을 투자한 포스코플랜텍의 워크아웃이 불발돼 법정관리로 갈 경우 막대한 투자손실이 우려된다.

1조원 규모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가 진행된 광양 합성천연가스 공장 추진 사업도 불투명하다. 올해 완공 예정이나 유가변동으로 인해 판로가 확보되지 않아 투자비를 회수하기 힘든 상황에 처했다.

포스코와 계열사인 대우인터내셔널의 갈등이 전해지면서 양사가 추진 중인 ‘사우디 국민차’ 사업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천연가스사업은 유가변동의 영향을 봐야하기 때문에 부정적으로만 볼 사안은 아니고, 사우디 국민차 사업은 정상적으로 진행 중이며 대우와 진행하는 여러 프로젝트의 하나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포스코플랜텍 건은 대내외 반대가 많아 추가 재정지원이 힘든 상황으로 모든 이해관계자를 생각할 때 전체적인 손실을 줄이고 회수 가능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진행할 방침”이라며 “잘못된 투자 결정과 비리사건 등에 대한 대책으로 비상경영쇄신위원회를 구성했고, 철강본업에 집중하기 위해 리튬, 니켈 등 소재사업을 강화해 경쟁력을 확보해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동국제강은 올초 계열사인 유니온스틸 합병을 통한 조직 효율화 및 재무구조 개선에 나섰지만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올 1분기 동국제강은 58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영업적자가 지속됐다. 작년 같은 기간이나 직전 분기에 비해 영업손실 폭이 확대돼 자구책 마련에도 실적은 개선되지 못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그룹 오너인 장세주 회장이 도박자금 마련 등을 위해 회삿돈 210억여원을 빼돌린 혐의로 구속되면서 대외 신뢰도는 더욱 떨어지고 있다.

자금난에 더해 대외신인도 하락으로 재무구조 개선에 어려움을 겪은 동국제강은 결국 지난 4월 그룹의 상징인 본사 페럼타워를 4천200억원에 매각했다. 페럼타워를 매각해 긴급자금을 마련했지만 3조원 규모에 달하는 차입금을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으로 평가된다. 페럼타원 매각에도 불구하고 지난 4~5월 국내 신용평가사는 동국제강의 신용등급을 강등했다.

올 하반기에는 연산 190만t 규모의 포항 후판공장 폐쇄를 검토하고 있다. 철강업계에서는 계속된 후판사업의 적자로 인해 설비폐쇄가 불가피한 상황으로 보고 있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계열사 통합, 페럼타원 매각 등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회사에 대한 외부의 신뢰만 충분하다면 재무구조 개선 작업은 별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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