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포화..설비축소에 살 길 찾아 해외로 눈돌려

 
 

[현대경제신문 차종혁 기자] 국내 철강업계가 판매 저조로 생산량이 감소하면서 생산설비를 감축하고 있다.

2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작년 150만t의 철강설비가 폐쇄된데 이어 올해도 100만t 이상의 설비가 감축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국내 전기로제강, 봉형강 생산능력은 작년에 비해 감소를 보이고, 제선, 전로제강, 열연판재류, 냉간압연류, 표면처리강판, 강관 등은 작년 수준에 머물 전망이다.

철강생산능력은 지난해부터 뚜렷한 감소세에 있다. 한국철강협회 철강통계에 따르면 2014년 전기로제강은 전년대비 4.7% 감소한 3천192만t을, 봉형강류는 1.1% 감소한 2천701만t을, 강관(보통관)은 9.4% 감소한 1천35만t을 기록했다.

 
 

올해도 작년에 이어 설비폐쇄가 계속되면서 생산능력은 점차 감소할 전망이다. 현대제철은 포항 75t(연산 70만t) 전기로 설비와 연산 60만t 규모의 철근공장을 폐쇄하고, YK스틸은 1제강 설비를 매각해 40만t을 줄였다. 삼승철강은 연 4만t 규모의 강관 생산설비를 축소하고, 동부메탈은 생산제품 변경으로 생산능력이 소폭 감소했다.

철강업계가 생산설비를 축소하는 이유는 경기 위축에 따른 수요감소 및 가격경쟁력 저하로 인해 국내외 시장에서 판매가 줄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철강협회 철강통계에 따르면 올 1~3월 강관 생산량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8.0% 감소한 135만8천t을 기록했다. 생산량 감소는 내수판매와 수출이 동시에 부진한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동기간 강관 판매량은 전년동기에 비해 12.8% 감소한 131만1천t에 머물렀다. 내수판매와 수출은 각각 5.9%, 20.0% 감소했다.

판재류 생산판매도 전반적으로 부진하다. 올 1분기 냉연강판 생산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8.2% 감소한 246만9천t을, 판매는 5.2% 감소한 243만4천t을 기록했다. 컬러강판 생산은 8.7% 감소한 45만3천t을, 판매는 8.3% 감소한 44만5천t을 기록했다.

봉형강류도 마찬가지다. 동기간 선재 생산은 전년동기에 비해 3.3% 감소한 79만5천t을, 판매는 2.3% 감소한 78만3천t을 기록했다. 형강 생산은 전년동기 대비 10.3% 감소한 105만8천t을, 판매량은 4.4% 감소한 106만9천t을 기록했다. 봉강 생산은 3.6% 감소한 82만8천t을, 판매는 2.4% 감소한 82만8천t을 기록했다. 철근 생산은 4.9% 감소한 209만1천t을, 판매는 1.1% 증가한 204만4천t을 기록했다.

국내 철강업계의 생산판매가 부진한 이유는 경기침체에 더해 수입산 비중 확대의 영향도 큰 것으로 분석된다.

철강협회 조사통계보고서에 의하면 지난 3월 국내 철강시장에서 수입 철강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44%로 국내 철강시장의 기반을 흔들 정도로 확대됐다. 주요 품목별 수입재의 시장점유율은 선재 47.9%, 핫코일 41.2%, 컬러강판 40.0%, H형강 36.1% 등이다.

판로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국내 철강업계는 설비를 폐쇄하거나 생산품목을 변경해 생산능력을 조정하고 있다. 지난달 포스코가 포항 2고로를 개수했지만 설비합리화 차원에서 진행된 것으로, 예전의 신규 생산설비 도입을 통한 생산능력 증강과는 상황이 다르다.

한국철강협회 관계자는 “작년 중국과 일본의 경우 철강시장에서 수입재가 차지하는 비중이 10% 미만이지만 우리나라는 수입재 비중이 40%가 넘어 위협적인 상황”이라며 “전반적인 경기침체와 과도한 수입재의 영향으로 국내 철강기업의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작년에 국내 철강설비가 150만톤 정도 폐쇄됐고, 올해도 100만t 이상 폐쇄될 것”이라며 “선제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국내 철강업계가 경쟁력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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