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입은행이 경영난을 겪고 있는 성동조선해양에 대한 위탁 경경을 검토하는 등 경영난에 빠진 조선사를 회생시키는 방안으로 위탁경영 카드가 빈번하게 등장하고 있다. 사진은 성동조선해양이 지난 2월 진수한 머스크 탱커스(Maersk Tankers)사의 S3075호선. <사진=성동조선해양>
수출입은행이 경영난을 겪고 있는 성동조선해양에 대한 위탁 경경을 검토하는 등 경영난에 빠진 조선사를 회생시키는 방안으로 위탁경영 카드가 빈번하게 등장하고 있다. 사진은 성동조선해양이 지난 2월 진수한 머스크 탱커스(Maersk Tankers)사의 S3075호선. <사진=성동조선해양>

수출입은행, 성동조선해양 위탁경영 검토
대한조선 위탁경영 종료 이후 10개월여만

[현대경제신문 성현 기자] 경영난을 겪고 있는 조선사를 회생시키는 방안으로 위탁 경영 카드가 자주 사용되고 있다.

2일 서창혁 수출입은행 홍보실 공보팀 차창은 “성동조선해양의 경영 정상화방안 중 위탁경영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수출입은행은 성동조선해양의 주채권은행이다.

위탁경영은 기업에 대한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진행 중인 법원이나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을 주도하는 채권단이 비슷한 업종의 다른 업체에게 기업 경영을 맡기는 제도다.

성동조선의 경우 위탁계약이 체결되면 위탁경영사가 성동조선의 신규 수주 물량을 성동조선에 하도급으로 주게 된다.

선박 건조 자금이 부족하면 대여나 선급금 지급 방식으로 위탁운영사가 해결한다. 인사와 경영, 기술지원, 재무관리 역시 위탁운영사가 총괄하게 된다.

성동조선해양은 지난 2010년 4월부터 채권단에 의한 자율협약을 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영업손실 3천395억원을 기록하는 등 실적 부진에 빠지면서 여유자금이 부족해 오는 7월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결제대금 3천억원을 상환하기 어렵게 됐으며 이로 인해 법정관리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이에 수출입은행을 비롯한 성동조선해양 채권단은 회의를 열고 지원방안을 논의했지만 합의에는 실패했다.

이후 수출입은행은 성동조선해양에 3천억원을 단독으로 지원하기로 결정했으며 회생을 위해 위탁경영을 검토하게 됐다.

수출입은행은 앞선 2011년에도 성동조선의 경영을 대우조선해양에 위탁하는 것을 검토한 바 있다.

현재 성동조선을 위탁경영할 회사로는 삼성중공업이나 한진중공업이 거론되고 있다.

수출입은행의 이번 위탁경영 검토는 대우조선해양이 지난 2011년부터 하던 대한조선 위탁경영이 지난해 7월 종료된 이후 조선업계에서 10개월만에 다시 등장한 것이다.

성동조선해양과 마찬가지로 채권단의 관리를 받고 있는 STX조선해양도 위탁경영 전문가가 최근 투입됐다.

STX조선해양은 지난달 27일 진해 본사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이병모 사장을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했다.

이병모 사장은 1982년 대우조선해양에 입사해 경영지원부문장을 역임한 후, 2011년 7월부터 대우조선해양이 위탁경영한 대한조선의 대표이사직을 수행한 인물이다.

그러나 위탁경영에 대한 부작용도 우려되고 있는 실정이다.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지난 27일 거제시청에서 연 기자회회견에서 “과거 산업은행의 강요로 대한조선을 위탁경영하게 됐고 그 결과 많은 자본과 물량이 대한조선으로 넘어가면서 여러가지 문제가 발생했다”며 “루마니아에 소재한 망갈리아 조선소를 인수해 지금까지 수조원의 자금이 투입됐지만 정상화되지 못하고 결국 무분별한 부실자회사 인수로 인해 지금 대우조선해양이 위기에 처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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