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KRX)가 개설 16주년을 맞는 코스닥시장을 나스닥 같은 첨단 기술주 시장으로 육성할 것을 밝힘에 따라 귀추가 주목된다. KRX는 이를 위해 우량기술주, 정보기술(IT) 관련 공기업, 외국주 중 기술관련 기업의 코스닥 상장에 주력하기로 했다.

지난 1996년 7월 1일 코스닥시장 개설 이후 혁신형 중소·벤처기업에 약 45조원의 직접금융을 지원했고 지난해 기준 코스닥 상장사의 전체 매출이 국내총생산(GDP)의 8.9%까지 성장했다.

또 상장 이후 5년간 직원 수가 평균 50.9% 늘어나는 등 일자리 창출과 경제발전에 기여했고 규모 면으로 신시장 중 거래대금 2위, 시가총액 5위(2011년 기준)를 차지해 세계적으로 성공한 신시장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코스닥 지수는 2008년 이후 500선에서 박스권에 갇혀있고 횡령, 배임, 불성실공시 등으로 신뢰도가 하락하며 소외되고 있는 모습이다.

KRX는 이 같은 상황이 대표 우량주 부재에 따른 구조적 취약성에 있다고 보고 나스닥처럼 대형 기술주를 유치해 첨단 기술주 시장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특히 우량 기술주와 IT관련 공기업, 외국주 중 기술관련 기업의 상장유치에 중점을 둘 계획이다.

또 기관과 외국인의 참여를 활성화하기 위해 우량주 위주의 상품성 지수를 개발해 헤지수단을 제공하고 신규 상장심사와 퇴출 강화를 위해 건전성 제고 노력을 지속적으로 추진해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우량 기술주 상장→상품지수 안정적 구성→파생상품 거래 활성화→기관·외국인 참여 확대→시장 안정성 제고→코스닥 시장 선호’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이 밖에도 상장·공시 제도 개선 등을 통해 코스닥 상장법인의 불편을 최소화하는 방안도 강구할 방침이다.

한국거래소 측은 “유가증권 시장은 중대형 우량주 시장으로, 코스닥은 첨단 기술주 시장으로, 연말 개설될 예정인 코넥스는 초기 성장형 중소기업 시장으로 정체성을 정립해 동반성장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봉수 한국거래소 이사장도 코스닥시장 개설 16주년 기자간담회를 갖고 “코스닥시장이 유가증권시장에 이은 증시의 ‘2부 리그’처럼 운영돼선 정체될 수밖에 없다. 코스닥시장에 대표할 만한 우량주가 없다 보니 시장 지수로서의 기능을 잃게 됐고, 그 결과 기관과 외국인이 떠나고 개인들만 사고파는 시장으로 전락했다”며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선 우량주를 대거 유치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김 이사장은 “기관과 외국인을 코스닥시장에 끌어들이기 위해 코스닥 우량주 위주로 상품성 지수를 개발할 계획”이라며 “코스닥시장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해소하기 위해 신규 상장 심사와 퇴출을 강화하는 등 시장 건전성도 강화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코스닥시장과의 차별화를 위해 유가증권시장은 ‘중·대형 우량주 시장’으로, 연말께 개설되는 제3시장인 코넥스는 ‘초기 성장형 중소기업 시장’으로 각각 자리매김시킬 계획이라고 밝혀 향후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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