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재정위기 여파로 주식시장이 급락하면서 국내 주식부자들의 자산이 대규모로 증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식부호 1위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최근 2개월새 1조5천억 넘는 손실을 입었다. 일 평균 260억원이 줄어든 것이다.

증권업계와 재벌닷컴 등에 따르면 1천798개 상장회사의 대주주와 특수관계인 보유지분 가치를 27일 종가 기준으로 평가한 결과, 이 회장의 주식 자산은 9조8천164억원이었다. 순위 변동은 없었지만, 지난달 2일 11조3천408억원에서 2개월만에 13.44%(1조5천244억원)나 감소한 것이다.

이는 삼성전자 주가가 지난달 2일 사상 최고치인 141만원까지 치솟았다가 이 달 27일 116만7천원으로 17.2% 급락한 데 따른 결과다.

삼성전자 주가 급락으로 이 회장 부인인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의 지분 가치도 1조5천271억원에서 1조2천639억원으로 2천632억원이 줄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도 1조1천850억원에서 9천808억원으로 2천42억원 감소해 1조원대 주식 부자 명단에서 제외됐다.

주식부자 2위인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달 2일 7조4천176억원에서 전 날 6조6천483억원으로 7천693억원(10.4%)이 사라졌다. 3위인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도 3조1천936억원에서 3% 감소한 3조974억원으로 집계됐다.

정몽준 새누리당 전 대표도 2조2천227억원에서 1조9천796억원으로 10.9%나 지분 가치가 줄었다.
또한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1조7천517억원→1조5천175억원)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1조6천678억원→1조4천765억원), 신동주 일본롯데 부사장(1조5천977억원→1조468억원)은 2천억원 안팎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주식 가치도 1조3천380억원에서 1조2천639억원으로 13.2%(1천770억원) 축소됐고,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1조1천452억원에서 1조265억원으로 10.4%(1천187억원) 줄었다.

반면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1조9천326억원→2조957억원)과 최태원 SK그룹 회장(1조8천246억원→1조9천594억원)은 보유지분 가치가 오히려 늘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도 1조324억원에서 1조414억원으로 0.9%(91억원)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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