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희용 내외정책홍보원 원장
권희용 내외정책홍보원 원장

우리민족이 겪어 보지 못한 국가적인 변란이 또 있을까. 전쟁이야 헤아릴 수 없이 겪었다는 것은 고서를 통해 잘 안다. 근세사애도 외침에 의한 한민족의 비참한 역정은 눈물 없이 읽어 내려가기가 어려울 지경이다.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건국된 지 불과 1세기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우리는 5천년의 역사를 자랑하듯 구가한다. 그래서 대한민국의 역사는 5천년 인 줄 안다. 물론 어린 자식한테는 그렇게 설명하는 게 맞는지는 모르겠다. 반만년을 이어온 배달의 민족이라고, 같은 피를 이어받았노라고 자랑삼아 되 뇌 인다.

가르치는 사람도 배우는 애들도 별 이의 없이 받아들인다. 이런 걸 두고 역사교육이라고 하는지는 모르겠다. 역사의 정수가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나라가 백의민족이라고 배운 세대로서 의미에 대한 의문을 가진지는 퍽 오래되었다.

지금이야 그런 교육을 배우지 않겠지만, 수많은 외침을 받아온 우리 민족을 어찌해서 순혈을 주장해 온지는 알다가도 모르겠다. 이렇게 말하면 무슨 욕이 퍼부을지 모르지 않는다. 간단하게 말해서 우리민족은 순혈민족이 이미 아니라는 것이다. 적어도 우생학적으로.

적어도 요즘 반정부시위를 하는 부류를 보면서 그 주장이 극명해 진다. 태극기를 불태우는 '대한민국 사람'을 보노라면 숨이 막힌다. 대한민국이 조국이 아닌 사람이 아니고서야 어찌 그런 행동을 할 수 있겠는가!

그들의 이념을 따지고자 하는 말이 아니다. 극우니 극좌니 하는 편 가르기를 할 때가 아니잖은가.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국의 지도자들은 거의 혈안이 되어 세일즈 멘이 되어 돌아다니고 있다.

우리는 어떤가. 국부창출을 위해 이미 나가있는 대통령을 집안 살림부터 하라고 당장 들어오라고 아우성이다. 그것도 2인자부터 갈아치우라고 앙앙불락이다. 그러니 나가있는 대통령이 무슨 힘이 나겠는가.

결국 국무총리는 대통령이 부재중인 가운데 옷을 벗고 나갔다. 그가  없어도 나라는 돌아간다. 대통령은 외국에서 거둔 적잖은 수확을 헤아려 보지도 못하고 당장 국무총리감을 찾아야 할 처지가 되었다.

누군가 만인지상의 인물이 그 자리를 채울 것이다. 문제는 그 사이에 짓무른 민생경제에 대한 처방은 어찌할 것인지를 묻는다. 정말 어찌하라고 끝없는 정쟁으로만 이 나라를 몰고 가는 것인지….

환란을 겪으면서 우리나라는 벤처기업을 부추기는 열기가 들불처럼 번졌다. 정부도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전자관련 개념만 아는 젊은이라면 너도나도 사무실을 차리기 시작했다.

엄청난 실적을 창출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뿐이었다. 기껏   일궈놓은 기업도 대기업의 물량공세에 물거품이 되거나 도루아미타불이 되곤 했다. 밑천을 대주겠다고 선전을 해대던 당국도 이제는 소식이 없다.

그새 우리가 깔보던 중국은 벤처기업의 메카가 되었다는 소식이다. 뒷돈도 거의 무제한으로 대준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이미 우리나라가 자랑하던 IT분야를 앞지르기 시작했다.

그새 우리나라에는 젊은 실업자가 늘어났고 가슴에서 불길이 일어난 젊은이들은 바다를 건너 중국 땅으로 건너갔다. 대한민국에서 아무리 호소해도 되지 않았던 벤처기업의 꿈을 이뤘다는 것이다.

아이디어 하나만으로도 벤처기업을 일궈나가도록 적극 지원하겠노라고 외쳐대지만, 막상 창구를 찾는 젊은이들에겐 엄청난 벽과 맞서게 된다는 것이다. 바로 그 벽을 돌파하는 일이야 말로 정치를 일삼는 꾼들의 책임인데 그들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느냐는 질문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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