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이메일 등으로 간소화했지만 소비자들 ‘불만’

스타벅스의 와이파이 인증창. <사진=스타벅스 홈페이지 캡쳐>
스타벅스의 와이파이 인증창. <사진=스타벅스 홈페이지 캡쳐>

[현대경제신문 최홍기 기자] 스타벅스 매장에서 와이파이를 사용하려면 여전히 이름과 이메일 등 개인정보를 입력해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논란이 됐던 통신사와 개인 휴대폰 번호 입력도 선택사항으로 남겨놨지만 이를 입력하지 않을 경우 불이익을 받는 것처럼 안내해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스타벅스는 지난해 11월 경 매장을 방문한 고객이 와이파이를 사용할 때 의무적으로 개인정보를 입력해야 하는 절차가 논란이 되자 1개월여 뒤인 지난해 12월 관련 절차를 간소화했다.

이름과 이메일, 통신사와 휴대폰 전화번호 등을 입력해야 와이파이 이용이 가능했던 것을 이름과 이메일만 입력하면 되도록 한 것이다.

하지만 카페베네와 커피빈, 엔젤리너스 등 다른 커피 전문점은 매장별로 개인정보 입력 없이 와이파이 이용을 할 수 있다. 매장별로 사설 공유기를 따로 설치해 와이파이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이유로 이름과 이메일 같은 정보를 와이파이시설 운영사인 KT 측에 제공해야 한다는 스타벅스의 주장이 무색해지는 대목이다.

특히 개인연락처와 통신회사 기재를 선택사항으로 남겨놨지만 이 또한 마치 입력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당할 것처럼 안내한다는 주장도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실제로 스타벅스 와이파이 인증 절차에서 연락처를 기재하지 않으면 와이파이 이용에 따른 불편사항이나 서비스 이용에 제약을 받을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게다가 스마트폰으로 와이파이를 이용할 때는 접속단말기 정보와 서비스이용기록, 접속 로그 등의 개인정보도 수집한다고 안내하고 있다.

스타벅스에서 5년간 근무했던 문주희(26)씨는 “직원들 내에서도 이름과 이메일을 입력해야하는 필요성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며 “KT와의 어떤 계약이 있었다고만 알 뿐 자세한 내막은 모른다”고 말했다.

이어 “외국에서 구입한 스마트폰 등은 인증도 되지 않는 것으로 안다”고 강조했다.

이에 소비자들도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직장인 심유문(28)씨는 “주변 친구들도 스타벅스에서 와이파이 사용을 꺼리고 있다”며 “인증절차를 간소화했다지만 다른 곳에서는 쉽게 쓸 수 있는 인터넷망에 내 이름과 이메일주소를 왜 입력해야하는지 잘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스타벅스와 KT는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와이파이와 관련한 개인정보는 KT에서 전담하고 있다”며 “보다 안전한 서비스를 위해 최소한의 정보인 이름과 이메일을 입력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KT 관계자는 “KT 고객 뿐 아니라 다른 통신사 고객들도 모두 쓸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기 때문에 관리를 위한 최소한의 인증 절차는 필요하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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