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신문 강준호 기자] 기업들의 정기 주주총회가 일제히 맞물린 지난 27일 '슈퍼 주총데이'를 맞아 금융지주사들도 사외이사 선임 등 각종 안건을 처리했다.

하나금융지주 주총에서는 시민단체가 참석해 외환은행이 론스타에 지급한 손해배상금 400억원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하나금융·우리·기업·씨티은행 등 금융지주사들과 시중은행들은 정기 주총을 열고 지난해 결산 보고와 이사 선임 등에 관한 안건을 의결했다.
 
KB금융지주는 주총에서 사내이사 1명과 사외이사 7명 등 총 8명을 신규 이사로 선임했다.

사내이사는 이홍 국민은행 영업그룹 부행장이며 사외이사는 최영휘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 박재하 아시아개발은행연구소 부소장, 최운열 서강대 교수, 한종수 이화여대 경영대 교수, 김유니스 이화여대 로스쿨 교수, 이병남 LG인화원 원장, 유석렬 전 삼성카드 사장 등 7명이다.

주총에 이어 열린 이사회에서는 초대 신한금융지주 사장을 지낸 최영휘 사외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했다.

김상조 한성대 교수가 KB금융지주 사장 선임 계획을 질의하자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당분간은 어려움이 없다"며 "사장을 선임한다면 주주 의견을 반영하고 기업 가치와 주주 가치에 도움이 되는 분을 모시겠다"고 밝혔다.

이어 "은행, 보험을 제외한 100% 자회사의 사외이사는 축소하는 방안을 점진적으로 고려하고, 선임 시에는 주주 이익을 반영해 선임하겠다"고 덧붙였다.

종로구 청진동 하나은행 본점에서 열린 하나금융 이사회에서는 김정태 회장의 연임을 확정했다. 임기는 2018년 3월까지 3년간이다.

김 회장은 인사말에서 "작년 12월 통합출범한 중국하나은행은 중국 진출 이후 최대 고객이 찾는 인기 상품을 만들어 냈다"며 "올해도 이런 성과를 국내에서 거둘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사외이사 후보 중 박문규 에이제이 대표이사는 재선임됐고, 이밖에 홍은주 한양사이버대 교수, 이진국 전 신한금융투자 부사장, 윤성복 전 삼정KPMG회계법인 대표이사, 양원근 전 KB금융지주 부사장 등 4명이 신규 선임됐다. 이에 따라 하나금융 사외이사는 8명으로 기존보다 1명 늘게 됐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하나금융 주총에는 참여연대와 금융정의연대 등 시민단체가 위임을 받은 주주로 참석해 외환은행이 론스타에 지급한 손해배상금 400억원의 지급과정에서 하나금융이 대주주로서 책임을 다했는지를 캐물었다.

이날 주총에 참석한 참여연대 장흥배 경제노동팀장은 "400억원 지급과 관련해 하나금융 차원에서 손실을 막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를 물었다"며 "소송과 관련한 규정에 따라 처리했다는 준법감시인의 답변을 들었다"고 전했다.

두 단체는 김정태 회장의 하나금융지주 회장 연임에 반대하여 최근 국민연금기금을 비롯한 주요 주주들에게 반대 의결권을 행사해달라는 의견서를 전달한 바 있다.

한편 이날 우리은행도 주총에서 사외이사를 5명에서 6명으로 늘리고 신규 이사를 선임하는 안을 의결했다.

신임 사외이사는 정한기 호서대 교양학부 초빙교수, 홍일화 여성신문 우먼앤피플 상임고문, 천혜숙 청주대 경제학과 교수, 고성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장 등 4명이다.

사외이사 가운데 정 교수는 이광구 우리은행장과 같은 '서금회'(서강금융인회) 출신이어서 논란을 빚었으나, 예정대로 이사로 임명됐다.

기업은행은 이날 주총에서 임원 퇴직금을 줄이는 내용의 안건을 의결했다.

기존에는 임원의 퇴직금을 산정할 때 기본연봉과 업적연봉(성과급)을 함께 고려했으나, 과도한 복리후생이라는 지적에 따라 기본연봉만 퇴직금 적립액 산정 기준에 포함하도록 규정을 고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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