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주주 “주주엔 성장비전 제시, 대표는 지분 매각…신뢰 없어”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현대경제신문 차종혁 기자]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소액 주주의 “세월호 선장 같다”는 표현에 당혹스런 기색을 내비쳤다.

27일 엔씨소프트 정기주총에서 한 소액주주가 “김택진 대표를 비롯해 이희상 부사장 등 엔씨소프트 임원들은 소액주주들에게 회사의 성장 비전을 강조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지분을 매각하고 있다”며 “승객들에게는 안전하다고 말하면서 자신들은 먼저 배에서 탈출하는 세월호 선장과 승무원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회사의 지속 성장에 대한 확신이 없으니 김 대표와 임원들이 지분을 매각하고 있는 것 같다”며 “지분은 매각하고 연봉은 올리는 식으로 이익만 빼돌릴 게 아니라 주식 가치를 올리도록 책임 경영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덧붙여 “회사 성장을 이끌 자격이 있는지에 대해 주주들로부터 신뢰를 잃은 김 대표는 경영진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김 대표는 잠시 말을 더듬을 정도로 당황하는 기색을 보이면서도 “온갖 루머가 있지만 사실과 다르고, 개인적으로도 엔씨의 주주로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최선을 다해 일하고 있다”고 답했다.

소액주주의 주장대로 김택진 대표, 이희상 부사장 등 엔씨소프트 임원들은 연이어 지분을 매각하면서도 연봉은 최근 1년새 2배 이상 올랐다.

김 대표는 2012년 6월 소유지분 14.7%(321만8천91주)를 주당 25만원에 장외매도 방식으로 넥슨에 매각했다. 처분금액은 8천45억원에 달한다. 넥슨과의 전략적 제휴가 지분 매각의 이유다. 이희상 부사장은 지난 1월 보유 중이던 회사 주식 3만2천573주 중 5천573주를 장내매도로 주당 18만603원에 처분했다. 처분금액은 10억여원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엔씨소프트가 지난해 주요 경영진에 지급한 급여는 65억6천만원으로 전년 대비 125%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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