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기술 개발로 불확실성 해소…지속 가능 경영 셈법 깔려

 
 

[현대경제신문 구자익 기자] ‘글로벌 시장 선도’는 올해 대기업들의 경영 과제로 손꼽힌다.

특히 대기업 총수들은 일찌감치 글로벌 시장 선도를 강조하고 나섰다. 이는 ‘지속 가능 경영’과 직결되는 문제다.

혁신 기술을 바탕으로 시장을 ‘선점’해야 불확실한 경영 환경을 이겨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시장 선도를 향한 기업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사활을 걸었다고 표현해도 과하지 않은 모습이다. <편집자 주>

 

글로벌 ‘스마트 카’ 시장 선도

현대자동차는 지난 17일 출시된 ‘올 뉴 투싼’에 최첨단 ‘4G LTE’ 기술을 접목한 ‘블루링크 2.0’을 적용했다. 기존의 ‘3G’ 기반의 블루링크 보다 데이터 서비스 속도가 5배나 빠르다.

블루링크 2.0은 실시간 교통정보를 활용해 최적화된 빠른 길안내 서비스를 제공한다.

내비게이션에 없는 새로운 목적지를 검색할 때도 인터넷에 자동으로 연결돼 네이버 지역검색으로 목적지를 설정할 수 있다.

또 거리에 관계없이 스마트폰을 이용한 원격시동과 공조장치 제어, 주차위치 확인 등의 원격제어가 가능하다.

특히 고장진단과 SOS 긴급 출동, 에어백 전개 자동통보, 도난경보 알림 등의 안전·보안 시스템도 제공한다.

현대차는 4G LTE 기반의 텔레메틱스 기술을 기아차의 유보(UVO)에도 적용할 계획이다.

블루링크는 현대차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차량 무선인터넷 서비스 시스템(텔레메틱스)이다. 지난 2012년 5월에 출시된 산타페에 처음으로 적용됐다.

앞서 현대차는 블루링크 스마트 워치 앱도 적용했다.

블루링크 스마트 워치 앱은 소비자가 원격 엔진 시동 및 정지 기능,원격 도어 잠금 해제, 조명 경적을 울려 플래시 할수 있는 능력과 호출하는 기능을 포함한다.모든 기능은 음성 명령을 통해 수행할수 있도록 개발이 되었다.

텔레메틱스 기술은 당초 미국의 제너럴 모터스(GM)와 모토롤라의 합작회사인 온스타(On-Star)가 선두 주자였다.

하지만 지금은 현대차가 한 발자국 앞서 있다는 평가다.

이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스마트 카’ 개발에 대한 강한 의지에서 비롯됐다.

정 회장은 올해 초 고위 임원들에게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첨단 IT기술이 융합된 ‘스마트 카’ 등 혁신기술 개발에 대한 투자를 크게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현대차는 고객이 요구하는 기술 수준을 뛰어넘기 위해 오는 2018년까지 친환경차 및 스마트 카 기술을 개발하는 데 투자를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단 하나’뿐인 원천기술 개발 총력

LG는 올해 시장 선도와 철저한 미래 준비를 위해 연구개발(R&D) 분야에 6조3천억원을 투자한다.

특히 고객 가치가 기반이 되는 제품과 서비스 기술을 개발하는 데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전기차 배터리 등 차세대 자동차부품 기술과 스마트마이크로그리드 등 에너지솔루션 기술,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 스마트 홈 등 사물인터넷(IoT) 기술에 집중 투자한다.

또 미래 원천기술 확보를 위해 융·복합 R&D를 담당할 마곡 ‘LG사이언스파크’ 건설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원천기술 확보는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유난히 강조하는 분야다.

구 회장은 최근 임직원들에게 “한 발 앞서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내는 한 차원 높은 연구개발보다 남들이 넘볼 수 없는 경쟁력을 갖춘 원천기술 개발에 혼신을 다해달라”고 주문했다.

산업간 경계를 넘나드는 융·복합이 일상화 되면서 기존의 완제품 개발 역량보다 소재와 부품 개발 역량이 더 중요해졌다는 게 구 회장의 설명이다.

앞서 구 회장은 신년사에서 “주력 사업에서 꾸준히 축적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세상의 주목을 받는 상품을 선보였다”며 “이 사업들을 살펴보면 우리의 길이 오직 시장 선도임을 절감하게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LG는 시장 선도를 실행해 나갈 연구개발(R&D) 인재 46명을 임원급인 연구·전문위원으로 선임했다.

이로써 LG의 전체 연구·전문위원 규모는 신규 선임자를 포함해 370여명으로 늘어났다.

 

세계 모바일 결제·커머스 시장 선점

삼성전자가 모바일 결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18일 미국 모바일 결제 솔루션 업체 ‘루프페이’(LoopPay)의 인력과 기술 등 모든 자산을 인수했다.

루프페이는 마그네틱 보안 전송(MST)과 관련된 특허 기술을 보유한 업체다.

삼성전자는 루프페이를 통해 모바일 결제 플랫폼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루프페이는 미국의 1천만개 매장과 제휴를 맺고 있다. 애플페이와 제휴를 맺은 매장은 22만개에 불과하다.

특히 애플페이는 근거리 무선통신(NFC) 기술이 기반이기 때문에 별도의 기기가 필요하지만 루프페이의 MST 기술은 신용카드 정보를 담은 휴대폰을 마그네틱 결제기기에 대는 방식이다.

또 NFC방식의 결제 장비를 갖춘 미국 매장은 전체의 10%, 한국은 1% 미만이지만 MST 방식의 결제 장비를 갖춘 미국과 한국의 매장은 전체의 90%가 넘는다.

이는 사실상 삼성전자가 모바일 결제 시장을 선점하는 셈이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루프페이가 구축해 놓은 은행이나 카드사와 긴밀하게 협력한다는 방침이다.

이렇게 되면 삼성전자가 모바일 커머스 시장의 주도권을 쥘 것으로 기대된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8월에는 비자(Visa), 싱크로니(Synchrony)와 공동으로 루프페이에 투자했다. 일찌감치 루프페이의 가능성에 주목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 중에 루프페이의 기술을 활용한 ‘삼성페이’ 개발해 ‘갤럭시S6’에 탑재할 계획이다.

삼성페이는 NFC와 MST를 모두 지원한다.

이를 위해 국내·외 카드사들과 ‘앱 카드 협의체’를 구성하고 있다. 이는 모바일 결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것이다.

앱 카드 협의체에는 삼성카드와 롯데카드, 신한카드, 현대카드, KB국민카드, NH농협카드 등이 참여했다. 전자결제업체 페이팔과 비자카드, 중국 유니온페이 등도 제휴를 맺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미국 카드사 2~3곳의 최고경영자(CEO)와 삼성페이 론칭을 논의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삼성페이가 출시되면 세계 모바일 커머스 시장의 혁신을 선도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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