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유율 상승에도 저축성보험 비중 높아 고민

 
 

[현대경제신문 최보람 기자] 농협금융 계열사인 NH농협생명과 손해보험의 향후 실적 전망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이들 보험사들의 외형은 나날이 커지고 있지만 저축성보험의 비중이 높아 IFRS4 2단계 도입 시 급격한 매출감소가 불가피하다.

또 농·축협을 제외한 영업 채널이 타사대비 미미해 대면채널 가입률이 높은 보장성상품의 판매를 큰 폭으로 늘리기가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2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농협생명의 시장점유율(수입보험료 기준)은 13.24%로 2013년 11월(12.21%) 대비 1.03% 증가했다.

농협손보의 시장점유율도 2013년 11월 2.73%에서 지난해 11월 말 3.56%로 상승하면서 업계 중위권 진입을 노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들 농협보험사들이 출범 3년여 만에 많은 성장을 거뒀지만 지속성에는 의문을 품고 있다. 농협 생명·손보 모두 저축성보험의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말 수입보험료를 기준으로 농협생명의 저축성보험 비중은 84.7%로 IBK연금보험을 제외하면 BNP파리바카디프(98.3%)·KB(94.9%)·하나생명(91.8%) 다음으로 높다. 농협손보도 저축성보험 비중이 48%에 달한다.

오는 2018년 IFRS4 2단계가 도입되면 저축성보험의 10% 가량만이 매출로 잡힌다.

예를 들어 농협생명이 현재의 저축성보험 비중 그대로 100만원의 수입보험료를 거둘 경우 현재는 100만원 모두 매출이 되지만 IFRS4 2단계가 시행되면 저축성보험료가 8만4천700원에 불과해 수입보험료가 23만7천700원으로 급감한다.

이에 따라 농협생명과 손보는 대면채널을 늘려 보장성보험 판매에 집중한다는 계획이지만 지금까지 이들이 방카슈랑스에 의존해왔던 탓에 보장성보험을 판매할 설계사가 부족하다.

지난해 11월 말 기준 농협생명의 설계사는 2천590명으로 삼성생명(3만441명)과 한화생명(2만2천843명)에 비해 턱없이 모자를 뿐 아니라 AIA생명(2천644명)보다도 적다.

농협손보의 설계사도 시장점유율이 1.14%인 MG손보(1천928명)보다 적은 1천157명에 불과하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보장성보험은 특약이나 담보가 다양해 설계를 받고 가입하는 경우가 절대다수”라며 “설계사 확보가 되지 않으면 보장성보험의 판매가 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농협생명과 손보 측은 당장 설계사 수는 타 대형사 대비 부족하지만 전국의 1천159개 농·축협을 통해 대면채널을 활성화 할 수 있는 만큼 영업력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농협생명 관계자는 “농·축협의 인력은 과거 공제보험 시절부터 여러 종류의 보험을 판매해 전문성을 가지고 있다”며 “대면채널을 통한 보험 판매에 무리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15.8% 수준이었던 보장성보험 비중을 올해 19.6%로 늘릴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농·축협을 통한 보험 판매에 문제가 없다는 농협 보험사들의 주장과 달리 지난해 11월 말 농협생명의 보험금지급률은 62.6%로 알리안츠(75.4%)와 현대라이프(64.5%)다음으로 가장 높았다. 농협손보도 손해율이 90.05%로 손보업계에서 가장 높았다.

보험금지급률은 보험사가 피보험자로부터 거둬들인 전체 수입보험료 대비 지급보험금으로 이 수치가 높을수록 생보사 실적 악화의 주요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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