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동제약·녹십자, 이사·감사 선임 표 대결

윤원영(왼쪽) 일동제약 회장과 허일섭 녹십자 회장.
윤원영(왼쪽) 일동제약 회장과 허일섭 녹십자 회장.

[현대경제신문 구자익 기자] 경영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기업들의 주주총회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일동제약은 오는 20일 주주총회를 열고 이사와 감사를 선임한다.

이 과정에서 일동제약과 2대 주주 녹십자의 표 대결이 펼쳐질 전망이다.

일동제약은 이정치 일동제약 회장(사내이사)과 서창록 고려대 교수(사외이사)를 이사 후보 명단에 올렸고 이상윤 전 오리온 감사를 신임 감사로 추천했다.

반면 녹십자는 허재회 전 녹십자 사장과 김찬섭 녹십자셀 사외이사를 각각 사외이사와 감사 후보로 내세웠다.

일동제약은 윤원영 회장 등이 32.52%의 지분을 보유해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하고 있고 녹십자는 29.36%를 보유하고 있다. 최대주주와 녹십자 간의 지분 차이가 3.16%에 불과하다.

일동제약은 “적대적 인수합병(M&A) 등 경영권을 위협하는 행위는 철저히 막을 것”이라며 경계하고 있고 녹십자는 “2대 주주로서 당연한 권한 행사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일동제약과 녹십자의 표 대결은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해 1월 일동제약의 지주회사 전환을 위한 임시 주총에서는 일동제약이 54.6%를 확보해 녹십자의 반대를 무마시켰다.

앞서 일동제약과 녹십자는 지난 2011년부터 경영권 다툼을 벌여왔다. 녹십자는 당시 계열사인 녹십자생명(현 현대라이프)을 통해 일동제약 지분을 7.7%까지 사들인 뒤 ‘경영참여’를 목적으로 일동제약의 지분을 29.36%까지 늘렸다.

엔씨소프트의와 넥슨의 경영권 분쟁도 거론된다.

엔씨소프트는 오는 27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창업주 김택진 사장의 재선임 안건을 상정한다.

최대주주인 넥슨이 별도 안건을 상정하지 않고 김 사장 연임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져 표 대결 가능성은 낮다.

하지만 엔씨소프트와 넥슨의 경영권 분쟁이 끝나지 않은 만큼 관심은 여전하다.

선풍기 회사 신일산업의 주주총회도 눈여겨볼만 하다.

신일산업 경영진은 주주 황귀남 씨와 1년 넘게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다.

황 씨 측의 지분은 16.0%로 최대주주(14.2%)보다 많다.

황 씨 측은 최대주주보다 많은 지분을 앞세워 경영진의 교체를 요구하고 있다. 이유는 실적악화다.

현재 신일산업은 지난달 4일 대표이사와 감사가 직무집행정지 판결을 받아 법원이 정한 변호사가 대표이사 직무대행을 맡고 있다.

신일산업 분쟁은 지난해 2월 황 씨가 신일산업에 대한 경영권 참여를 목적으로 지분(5.11%)을 취득했다고 공시하면서 불거졌다.

황 씨는 그동안 윤대중 씨와 조병돈 씨 등 특별관계자를 추가하며 지분율을 끌어올리며 사측과 팽팽하게 대립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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