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피아 경력·급여·농협금융사고도 시빗거리 될 듯

임종룡 금융위원장 내정자가 22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으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 내정자가 22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으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현대경제신문 이미향 기자] 임종룡 금융위원장 내정자는 설 연휴중에도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연수에 마련된 사무실로 출근, 인사청문회를 준비했다.

지난 18일 첫 출근과 함께 금융위원회 주요 간부들과 상견례와 개략적인 현안에 대한 업무보고를 받은데 이어 22일에도 사무실에 나와 금융위 인사청문회 준비팀과 청문회 계획, 자료 준비 등을 논의했다.

18일과 22일 사이에는 출근하지 않았지만 틈틈이 부서별로 제출한 서류들을 읽으며 청문회 대비와 정책구상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 관계자는 "임 내정자가 1년 반 이상을 공직에서 떠나있었지만 NH농협금융지주 회장으로 현장에 있었기 때문에 주요 금융정책과 현안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편이었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 1차관 시절에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국무총리실장 때 정홍원 총리의 인사청문회 준비를 가까이서 도와줬던 임 내정자는 "인사청문회가 얼마나 까다로운 절차인지 잘 알고 있다"며 "잘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임 내정자는 오랫동안 공직생활을 하면서 나름대로 자기관리를 철저히 해 왔고 퇴임후에도 공직자의 자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행보를 보여 개인적인 '흠'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직자 시절 청문회팀장 역할만 2~3번에 이를 만큼 절차와 과정에도 익숙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야당에서는 임 내정자가 모피아 출신으로 농협금융지주 회장을 지낸 경력을 놓고 '특혜'와 금융당국 수장으로서의 공정한 역할에 의문점을 제기하고 있어 청문회 과정에서 공방을 예고했다.

임 내정자는 이날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그런 생각을 하실 수도 있겠지만 (저는) 현장에서 근무했던 것이 (위원장 임무 수행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 내정자는 "신제윤 위원장이 그동안 규제 완화를 잘 이끌어왔다"면서 "저는 금융 현장(농협지주 회장)에서 재직 경험을 더해나갈 것"이라고 부연했다.

임 내정자의 재산은 국무조정실장 시절인 2013년 3월 공직자재산신고 당시를 기준으로 아파트 2채(1채는 지분소유), 예금 5억원 등 총 16억6천만원이다.

임 내정자는 "이후 2년간 부동산의 변동은 없고 예금 등 현금성 자산이 좀 늘었으나 얼마인지 아직 확인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농협금융지주 회장 경력·모피아 출신·급여…시비거리될 수도
임 내정자는 2013년 6월 NH금융지주 회장으로 영입돼 20개월 가량 근무했다.

민간금융 수장을 지냈다는 경력은 시장을 경험했다는 점에서 장점이기도 하지만 임 회장이 모피아 출신이라는 점과 맞물려 '특혜 논란'이 될 수 있다.

김영록 새정치민주연합 수석대변인은 인사발표직후 임 내정자를 겨냥해 "현직 금융회사 수장을 금융위원장으로 임명하는 것이 과연 온당한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시민단체인 참여연대도 논평에서 "농협금융지주회장을 금융감독기구의 수장으로 내정한 것은 금융소비자보호에 대한 현 정부의 안이한 인식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금융사 회장 출신인 임 내정자가 금융정책 수장으로서의 공정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느냐에 대한 문제의식인 셈이다.
김석동-신제윤-임종룡으로 이어지는 모피아 출신의 금융위 수장 독식구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얼마나 희석시키느냐도 임 내정자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극복해야 할 과제로 보인다.

NH금융지주 회장의 연봉은 보기에 따라 특혜 시비가 될 수 있다.

농협지주 회장의 기본급여는 2억5천만원으로 5억~10억원인 여타 금융지주 회장보다 적다. 다만 NH금융지주는 연봉에 100%까지 성과급을 제공한다.

임 내정자의 경우 첫해에 받은 성과급을 포함해 2억원 가량의 연봉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성과분은 3월 이사회 전이어서 확정되지 않았으나 공시기준(5억원)에는 못미질 것이라는게 금융권 시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NH금융지주 회장의 급여가 적어 '무늬만 회장'이라는 비아냥 섞인 소문이 있는 것은 사실이고 임 내정자가 재임시절 우리투자증권을 인수하는 등 회사를 키워 기여도가 높다고는 하지만 보기에 따라서는 관점이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개인정보 유출 등 금융사고도 공격의 빌미…임 내정자 "사고 수습만 했다"
농협금융지주 회장 시절 금융사고와 관련한 질의도 인사청문회에서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 1월 개인정보 유출 사고 당시 농협카드 고객 2천158만명 분의 정보가 유출됐으며 KT[030200] ENS 협력업체 부실대출 규모는 300억원 가량이었다.

이를 두고 임 내정자의 지휘관리 문제가 작년 한 때에 부각했으나 금융감독원 검사결과 무관한 것으로 결론이 내려졌다.

임 내정자는 이와 관련 "두 사고 모두 취임하기전 시스템 문제였으며 나로서는 사태수습의 역할만 했다"고 설명했다.

금감원 관계자도 "당시 사고를 임 내정자와의 지휘관리 문제와 연관시키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판단, 관련 계열사의 전·현직 실무자 중심으로 문책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정책적으로는 기존의 규제 완화에 무게 중심을 두되 임 회장 특유의 현장 경험을 살릴 것으로 보인다.
임 내정자는 "새로운 규제 완화가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그동안의 기조를 유지하면서 자율과 경쟁을 좀 더 촉진하는 정책 방안을 마련해 청문회 때 구체적으로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아파트 2채…재산은 20억원대 추산
임명동의안이 아직 국회에 제출되지 않아 재산내역을 확인할 수 없지만 금융권에서는 대략 임 내정자의 재산을 20억원대로 추산한다.

부동산은 부인과 공동명의인 영등포구 여의도동 광장아파트 148㎡와 상속받은 송파구 문정동 훼미리아파트 138㎡ 중 지분 58.79㎡를 소유하고 있다.

2013년 광장아파트의 가액을 7억8천200만원으로 신고했지만 현재 시세는 10억원 정도다.

송파구 문정동 훼미리아파트 138㎡는 동생들과 지분을 나눠 갖고 있다. 이 아파트는 현재 9억원 선에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2013년 당시 본인과 배우자의 예금은 5억원 정도이며 보험, 투자증권, 은행 등에 예치돼 있다. 자녀 명의 예금은 4천250만원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아무리 저금리 시대라 해도 금융지주 회장의 연봉, 맞벌이 하는 부인의 급여 등을 감안할 때 예금증가액은 2억원 정도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병역과 관련해서 임 내정자는 시력이 좋지 않아 군 신체검사에서 제2국민역 판정을 받았고 방위로 복무해 83년 만기제대했다.

PD 출신인 부인인 최수형씨는 현재 KBS에 근무중이며 딸(28)은 IT기업을 다닌다.

임 내정자의 학력은 연세대 경제학과, 미국 오레건대 대학원 경제학과 졸업이다. 박사과정을 밟지 않아 국내 논문을 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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