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 회장(왼쪽)과 이재현 CJ 회장.
최태원 SK 회장(왼쪽)과 이재현 CJ 회장.

‘맏형’ SK이노베이션 실적 추락…SK하이닉스 효자 노릇 ‘톡톡’

CJ제일제당 영업익 24.5% 급증…CJ헬로비전·오쇼핑 매출 1조원 달성

[현대경제신문 구자익 기자] ‘총수 부재’ 리스크를 겪고 있는 SK그룹과 CJ그룹이 지난 한 해 동안 국내·외에서 경영현장에서 선방했다는 평가다.

최태원 회장의 공백으로 2년 넘게 비상경영체제를 이어가고 있는 SK그룹은 비교적 선전했다는 평가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SK는 매출액 110조6천659억원과 영업이익 2조3천961억원, 당기순이익 3천69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보다 0.1%가량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33% 감소하고 당기순이익은 68% 감소했다.

SK 관계자는 “사업환경 악화와 자회사들의 수익 감소로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특히 국제유가 급락에 따른 재고평가손실이 정유·석유화학 부문의 적자로 이어진 것은 뼈아픈 대목이다. 최 회장의 오너십으로 적자폭을 줄일 수 있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SK이노베이션이 적자를 기록한 것은 37년 만이다. 대한석유공사를 인수(1977년)한 후 처음이다.

SK이노베이션은 영업손실 2천241억원과 당기순손실 5천356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전년에는 1조3천828억원 영업이익을 내며 SK그룹 계열사들의 ‘맏형’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SK에너지도 7천832억원의 영업손실을 냈고 SK인천석유화학도 3천944억원의 손실을 봤다.

이런 가운데 SK하이닉스는 사상 처음으로 영업이익 5조원을 돌파하며 ‘효자’로 급부상했다. 매출액 17조1천250억원과 영업이익 5조1천95억원, 영업이익율 30%의 기록으로 2년 연속 최대실적을 냈다.

SK C&C도 매출액 2조4천260억원과 영업이익 2천715억원을 기록하며 SK그룹의 실적을 견인했다. 수익성도 11.2%로 전년(9.7%)보다 향상됐다.

SK텔레콤은 통신시장 정체와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시행 등으로 고전했지만 비교적 양호한 성적을 냈다. 매출액은 17조1천638억원으로 전년(16조6천21억원)보다 늘었다. 영업이익(1조8천251억원)은 마케팅 비용의 증가로 전년(2조111억원)보다 줄었다.

SK네트웍스는 세전이익이 55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7천984억원) 대비 흑자로 돌아섰다.

SK컴즈는 16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지만 수익성 개선으로 전년(448억원) 보다 적자폭이 좁아졌고 SK브로드밴드는 IPTV 시장의 성장에 힘입어 최대 매출(2조6천544억원)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재현 회장이 부재중인 CJ그룹도 기대 이상의 성적표를 받았다.

CJ는 매출액 19조5천723억원과 영업이익 1조31억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3.8%와 27.6%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5천67억원으로 전년보다 무려 57.1%나 불었다.

CJ제일제당의 매출액은 7조3천658억원으로 전년(7조2천100억원)보다 2.2% 늘었다. 영업이익도 4천31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3천466억원)보다 24.5% 급증했다.

CJ헬로비젼의 매출은 1조2천704억원으로 전년(1조1천602억원)에 이어 2년 연속으로 1조원을 돌파했다. CJ오쇼핑의 매출도 1조2천773억원으로 전년(1조2천607억원)에 이어 1조원을 넘어섰다.

CJ대한통운은 영업이익이 1천671억원을 기록해 전년(642억원)보다 무려 160%나 증가했다. CJGLS와 합병한 시너지 효과라는 분석이다.

CJE&M은 126억원의 영업손실을 보며 적자로 전환됐다. 매출액도 1조2천327억원으로 전년(1조7천161)보다 28.2% 감소했다.

한편 최 회장은 약 450억원의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로 지난해 2월 27일 징역 4년 형이 확정됐고 이 회장은 675억원 상당의 횡령·배임·조세포탈 혐의로 항소심에서 징역 3년에 벌금 252억원을 선고받은 뒤 구속집행정지 허가를 받아 서울대병원에서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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