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해외건설로 벌어들인 돈(국제수지의 건설수입)이 4년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해외 LNG 플랜트 공사현장.
[현대경제신문 최정 기자] 해외건설 경기에 저유가의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진 가운데 지난해 해외건설로 벌어들인 돈(국제수지의 건설수입)이 4년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국제수지의 건설수입은 171억달러(약 18조원)로 전년보다 16.1% 줄었다.

    건설수입이 전년보다 줄기는 2010년(-17.7%) 이후 4년만에 처음이다.

    국제수지에서 건설수입은 국내 건설사들이 해외 건설 공사의 진척(기성)에 따라 발주처로부터 받는 돈(매출)으로, 2010년 119억8천만달러에서 2011년 154억8천만달러, 2012년 197억1천만달러, 2013년 203억7천만달러로 증가해왔다.

    지난해 해외건설로 번돈이 감소세로 돌아선 배경 중 하나로 저유가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한국 건설사들의 해외 수주 중 절반이 중동에 몰려있는 만큼 산유국인 발주처의 경제가 어려워지면 공기 연장이나 설계 변경 등에 대한 발주처의 비용 인정비율도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유위성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미수금이 다소 늘어나는 것 같기는 하지만, 구체적인 분석 뒤에나 연관성을 판단할 수 있다"면서 "매출 비중이 낮은 착공시점이 지난해로 몰리면서 해외건설 매출이 줄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저유가는 오히려 '공사 발주처인 산유국의 재정난→발주 연기나 취소→수주 감소'로 이어져 매출보다는 오히려 수주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설명이다.

    해외건설 수주액은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건설 사업을 수주한 2010년 716억달러로 사상 최대 기록을 세우고서 2011년 591억달러로 줄어든 뒤 2012년 649억달러, 2013년 652억달러, 2014년 660억달러로 증가해왔다.

    지난해 수주액은 정부의 애초 목표(700억달러)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리비아 사태와 이라크 내전 등 중동지역의 정정 불안과 유가 하락을 비롯한 여러 장애요인에 비춰 나쁘지 않은 성과라고 정부는 평가하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는 저유가 때문에 불확실성이 훨씬 더 높은 상황이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앞으로 저유가가 얼마나 지속할지 예상하기는 어렵지만 저유가 때문에 해외건설 수주의 감소가 우려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국제 유가(두바이유 기준)는 지난 8월에도 배럴당 100달러를 넘었으나 최근에는 50달러 안팎에서 등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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