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산 우유 저가 공세로 시장 잠식"

지난해 우유 소비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국산 우유 재고량도 가장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산 우유가 싼 가격을 무기로 시장을 잠식했기 때문이다.

1일 농림축산식품부와 낙농진흥회에 따르면 국산 우유 재고는 지난해 연말기준으로 전년의 9만2천여t에 비해 150% 늘어난 23만2천여t을 기록했다.

예년보다 기온이 높아 젖소 집유량이 많아진 데다가 사료 값이 내린 영향이 맞물려 원유(原乳) 생산이 늘었다는 것이 유업계 설명이다.

그러나 우유 재고 증가에는 지난해 수입산 우유 소비가 2013년의 158만7천t에 비해 9만6천t(6.0%) 늘어난 반면 국산 우유 소비는 199만5천t에서 2만9천t(1.5%) 줄어든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수입산 증가분과 국산 감소분을 합치면 12만5천여t으로 재고증가량 14만여t과 비슷하다.

우유업계 관계자는 "국산 소비가 줄어드는 것은 가격경쟁력이 낮기 때문"이라면서 "세계적으로 우유생산이 넘쳐 수입산 가격은 떨어지다 보니 국산과 가격차가 더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국산 탈지분유(1㎏)의 생산원가는 1만2천원 정도인데 비해 수입산은 약 3천800원이고 관세를 물고 국내에 들여와도 4천∼5천원대에 불과해 가격경쟁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2013년 하반기부터 국내 유가공업체들이 우유가격을 올린 것도 국산우유 소비 감소를 부채질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낙농진흥회가 비교적 저렴한 대형마트 온라인쇼핑몰의 우유(200㎖) 판매가를 조사한 결과 2012년은 650원, 2013년은 672원이었으나 지난해에는 전년대비 8.1% 오른 727원을 기록했다.

흰우유 소비는 줄었지만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치즈 등 유제품과 제과·제빵용 수요가 늘면서 지난해 국내 우유 총소비량이 전년대비 1.9% 늘어난 364만8천여t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커진 시장파이를 수입산 우유가 차지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유가공업계자는 "제품가격 중 원유 비중이 큰데 원유가격은 마음대로 내릴 수 없다"면서 "판촉활동 강화나 신제품 출시 등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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