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량 1위 자리 '흔들'…프리미엄·중저가 갤럭시 군단으로 '쌍끌이작전'

서울 서초동 삼성타운
    삼성전자가 작년 4분기 밋밋한 성적표를 받아든 가운데 새로운 도전에 나설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이대로라면 3년 전 '스마트폰 원조' 애플에서 빼앗아온 1위 자리를 다시 내줄지도 모르는 상황에 직면하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적극적인 응전에 나설 태비를 본격화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9일 작년 4분기에 5조원대 영업이익을 회복했다.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IM(IT모바일) 부문은 1조9천600억원으로 전 분기(1조7천500억원)보다 12% 늘었지만 2조원대를 회복하지는 못했다.

    삼성전자는 콘퍼런스콜에서 4분기에 휴대전화 9천500만대를 판매했다고 밝혔다. 휴대전화 중 스마트폰 비중은 70% 후반대이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 성장둔화와 중국산 저가폰 공세 등으로 작년 3분기 실적이 반토막 이하로 급락한 것과 비교하면 4분기에 다소 회복하는 기미를 보였다는 점에서 '긍정의 힘'을 찾는 모양새다.

    삼성은 갤럭시노트4의 판매가 늘고 효율적인 재고량 소진, 평균판매가격(ASP) 개선, 마케팅 비용 감소 등을 그나마 선방한 이유로 꼽았다.

    그러나 영업이익이 애초 기대한 2조원대로 회복하지는 못하면서 아직은 돌파구를 찾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전체 영업이익에 대한 비중도 여전히 반도체 부문(51%) 보다 낮은 37% 수준으로 떨어졌다.

    반면 애플은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면서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 탈환에 코앞까지 와 있어 삼성의 처지와 대비된다.

    이날 미국의 한 시장조사업체가 발표한 조사결과로는 애플은 삼성과 작년 4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이 7천450만대로 동률을 이뤘다. 삼성이 2013년 3분기 애플을 누르고 1위에 오른 지 3년 반 만에 일어난 일이다.

    애플은 대화면 아이폰6 시리즈로 히트를 쳤고, 전통적으로 4분기 실적은 애플이 강세를 보이는 시즌이다. 애플의 이같은 비약적인 성장에 삼성은 큰 의미를 두지 않으면서도 내부적으로는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있다.

    삼성은 이미 작년 하반기부터 실적저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 왔다. 실적 하강 위기를 타개하기위해 본사 경영지원실 등 스태프 인력의 15%를 현장에 배치하고, 비용절감에 나서는 등 다양한 시도를 계속해 왔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는 29일 올해 스마트폰 시장전략으로 특화기능을 갖춘 차별화한 프리미엄 혁신제품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IR(기업설명회) 패널은 콘퍼런스콜에서 "프리미엄 스마트폰은 특화기능을 갖추고, 중가 스마트폰은 슬림한 디자인과 아몰레드 디스플레이로 시장리더십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마디로 올해 1분기내에 새로운 프리미엄폰을 출시해 애플의 공세에 맞대응하면서 중저가 스마트폰 개발도 강화해 샤오미, 화웨이 등 중국 업체들의 거센 추격을 따돌리겠다는 전략으로 볼 수 있다.

    삼성이 준비중이라고 밝힌 특화기능을 갖춘 프리미엄 스마트폰은 3월 스페인에서 공개될 갤럭시S6를 지칭하는 것으로 기존 갤럭시S 모델과는 차원이 다른 프리미엄폰 사양을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 메탈 소재 스마트폰 판매도 늘려갈 계획이라고 밝혀 갤럭시 S6에도 메탈 소재가 사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이어 "올해 1분기에는 인도에 출시한 갤럭시 A5와 A3를 글로벌 시장에 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갤럭시 A5는 삼성전자의 첫 초박형 풀메탈 중가 스마트폰으로 중국·인도시장을 겨냥해 출시됐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은 1분기 중저가 모델이라는 무기가 있는 반면 애플은 4월 애플워치 외엔 특별한 대책이 없다"면서 "2분기 실적에 잡힐 갤럭시S6 효과까지 감안하면 올 상반기는 삼성의 선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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