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경제 구현때 전분야 혁신…생산 유발효과 23조5천억원

 
    현대차그룹이 수소차 연관산업 육성에 발벗고 나선 것은 세계 수소시장에서 한국이 주도권을 잡기 위한 기반 조성을 위해서다.

    전 세계 수소시장은 아직 초기단계지만, 2030년에는 약 400조 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수소는 오염물질 배출이 없고 생산이 쉬워 궁극의 차세대 에너지로 꼽힌다. 특히 전후방 산업 연관 효과가 커 미국과 일본, 유럽 등 주요 선진국들도 경쟁적으로 수소 관련 분야에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현대차는 27일 출범시킨 광주혁신센터를 통해 수소연료전지차 연관산업과 기술·벤처를 적극적으로 육성하기로 했다. 27일 오전 광주과학기술원에서 열린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 개소식에 참석한 박근혜 대통령이 정몽구 현대차 회장 등과 함께 행사장에 입장하고 있다.
    ◇ '수소경제' 구현 때 전분야 혁신
    현대차는 27일 출범시킨 광주혁신센터를 통해 수소연료전지차 연관산업과 기술·벤처를 적극적으로 육성하기로 했다. 아울러 전문 인력 양성을 통해 수소경제 구현을 위한 생태계를 조성할 계획이다.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가 자리잡은 광주과학기술원
    앞으로 수소가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수소경제가 구현되면 일상생활뿐만 아니라 산업, 환경, 교통, 안보 등 전 분야에서 혁신적인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에 따르면 디젤차(투싼ix 2.0 기준) 100만대를 수소연료전지차로 대체할 때 연간 1조5천억원의 원유 수입 대체 효과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수소연료전지차 100만대는 1GW(기가와트)급 원자력 발전소 10기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수소연료전지차를 에너지 저장소와 가상 발전소로 활용하면 전력 피크때 기업이나 가정에 전력을 공급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얘기다.

    아울러 수소연료전지차 100만대를 운행할 경우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은 연간 210만t 가량이 줄어든다.

    수소연료전지차 보급 과정에서는 막대한 연관산업 발전과 고용창출 효과도 얻을 수 있다. 연관산업은 수소 생산과 저장, 운송, 공급, 이용 등에 관련된 산업을 말한다.

    예컨대 물과 천연가스 등으로부터 수소를 생산해 보관, 공급하는 신규 산업이 활성화될 전망이다.

    수소 저장을 위한 신소재 사업과 충전한 전력을 외부로 공급할 수 있는 V2G (Vehicle to Grid) 등과 연관된 IT 산업도 확대될 수 있다.

    수소 공급 파이프 라인의 주재료인 스테인리스 수요도 급증해 철강산업도 더 주목받게 된다. 폐기물과 하수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가스에서 수소를 추출하는 산업이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떠오를 가능성도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수소 이용이 일반화된 수소경제 사회에서는 각 가정이나 아파트 단지에서 직접 전기를 생산할 수 있게 돼 송전탑도 사라질 것"이라며 "소규모 집단으로 구성된 수소시티가 형성돼 에너지 자립을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 닛케이BP클린테크연구소는 2030년 세계 수소연료전지 시장 규모를 약 400조원으로 예상했다.

    부경진 서울대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한국의 수소연료전지 산업규모는 2040년에 약 107조 원에 달하고, 생산 유발 효과는 23조5천억원, 고용효과는 17만3천여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미국·유럽·일본, 주도권 싸움 치열…로드맵 마련해야
    수소연료전지 분야는 전 세계적으로 시장 초기 단계다.

    그러나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선진국들은 2000년대 들어 수소 에너지 연구 개발과 인프라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일본은 2020년 도쿄올림픽을 계기로 수소사회에 진입하겠다는 목표를 내걸고 인프라 투자와 제도 정비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당장 올해 수소연료전지차 시판을 앞두고 보조금 제도를 마련해 200∼300만엔의 보조금을 지급할 예정이며, 관공서의 공용차로 수소연료전지차를 도입한다. 수소 충전소도 2025년까지 1천 기를 구축할 예정이다.

    미국도 수소산업 주도와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2013년에만 총 15억 달러를 투입했다. 셰일혁명으로 천연가스 가격이 크게 하락하자 수소에너지 개발 쪽으로 눈을 돌린 것이다.

    덴마크는 차를 살 때 차 값과 별도로 차량 가격의 최대 180%에 달하는 자동차 등록세를 내야 하지만, 수소연료전지차에 대해서는 이를 면제해 주고 있다.

    또 전국적으로 수소연료 충전소 구축도 마무리해 올해 말이면 덴마크 전체 인구의 절반 정도가 15㎞이내 수소 충전소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국내 수소산업은 발전용과 수송용 연료전지 중심으로 시장이 형상돼 있다. 수송용 연료전지의 경우 현대차가 2013년에 세계 최초로 수소연료전지차 양산(투싼FCEV)에 성공하면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양산에는 한국이 가장 먼저 성공했지만, 보급과 확산에는 일본에 뒤지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일본의 도요타는 지난달 중순 FCEV '미라이'를 출시했으며, 2017년에는 생산물량을 3천대로 늘릴 예정이다.

    유지수 국민대 총장은 "수소시장의 주도권 싸움에서 밀리지 않고 소재와 부품, 석유화학, 제출, 건설 등 전후방 연관산업에 큰 활력을 불어넣으려면 한국도 서둘러 구체적인 로드맵을 마련하고 실행에 옮겨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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