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탈레스 구미사업장 직원들, 한화 이적에 반대

    삼성그룹이 계열사의 사업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면서 경북 구미에 있는 삼성그룹 사업장이 흔들리고 있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이 최근 방위산업체인 삼성탈레스를 한화로 매각하기로 하면서 삼성탈레스 구미사업장 직원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구미사업장 임직원 1천명은 레이더, 통신전자 등의 분야에서 군수품을 생산하고 있다.

    구미사업장 직원은 "삼성그룹의 일방적 매각 결정으로 피해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구미사업장은 비상대책위원회를 만들어 수차례 집회를 여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화측이 그대로 고용하고 처우·복지 수준을 유지하겠다고 밝혔음에도 이 회사 직원들은 앞날에 대한 불안감을 내비치고 있다.

    일부 직원은 삼성보다 사세가 약한 한화로 소속이 바뀌는 데 따른 박탈감도 있다고 전했다.

    또 지난해 7월에는 삼성SDI가 제일모직의 소재부문을 흡수 합병함에 따라 전자소재를 주로 생산해 온 제일모직 구미사업장이 삼성SDI 구미사업장으로 바뀌었다.

    이에 따라 1천여명의 제일모직 구미사업장 직원의 소속도 삼성SDI로 넘어갔다.

    제일모직 구미사업장에서 합성섬유 생산을 맡은 100여명의 직원은 소속이 삼성에버랜드로 바뀌었다. 그러나 삼성에버랜드가 회사이름을 제일모직으로 바꿔 이들의 소속은 예전과 다름없이 제일모직이다.

    이와 함께 삼성코닝 구미사업장은 아예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미국 코닝과 삼성전자가 합작해 만든 삼성코닝은 브라운관용 유리를 생산하던 중 실적 악화로 2007년 LCD패널용 유리기판을 만드는 삼성코닝정밀유리에 흡수 합병됐다.

    삼성코닝정밀유리에서 이름을 바꾼 삼성코닝정밀소재는 2013년 삼성전자가 지분을 미국 코닝사에 팔면서 코닝정밀소재로 바뀌었다.

    코닝정밀소재는 삼성코닝정밀소재 시절에 있던 구미사업장을 2014년 초에 문 닫고 충남 아산의 탕정사업장만 운용하고 있다.

    대신 코닝은 삼성디스플레이와 합작해 OLED 기판 유리 제조사인 삼성코닝어드밴스드글래스 유한회사를 설립했다.

    어드밴스드글래스는 구미와 아산에 사업장을 두고 있다.

    삼성코닝과 삼성코닝정밀유리 사업장이 각각 구미에 있던 시절 직원이 1천200여명에 이르렀으나 현재 어드밴스드글래스 구미사업장 직원은 370여명에 불과하다.

    삼성그룹 계열사의 한 관계자는 "기업 속성상 회사를 매각하고 직원을 전환 배치하는 일은 어쩔 수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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