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1.3%로 내려야" vs 신한카드 "1.5% 이하로 못 내려"

현대자동차가 이번에는 신한카드와 카드복합할부 수수료율 협상에 나선다. KB국민카드와 BC카드에 이은 세 번째 협상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신한카드는 다음 달 15일 카드 가맹점 계약 종료일을 앞두고 19일부터 복합할부 수수료율 협상을 시작한다.

현대차는 이번 협상에서 현재 1.9%인 신한카드의 복합할부 수수료율을 체크카드 수준인 1.3%로 내려달라고 요구할 방침이다.

이에 앞서 현대차는 KB국민카드와의 협상에서 복합할부 수수료율을 체크카드 수준인 1.5%로 조정했다. BC카드와는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해 가맹점 계약은 유지하되, 복합할부 취급은 중단키로 했다.

신한카드와의 이번 협상도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카드는 복합할부 수수료율을 1.5% 이하로 내릴 수 없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현대차의 입장을 우선 들어본 뒤 검토하겠지만, BC카드와 마찬가지로 수수료율을 1.5% 이하로 내리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현대차에 따르면 지난해 신한카드(신용·체크·카드복합할부)를 활용해 현대차를 구매한 금액은 2조원 가량이며, 이 가운데 복합할부 금액은 30%인 6천억원 수준이다.

복합할부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신한카드는 2천200만명의 가입자를 둔 국내 시장 점유율 1위의 카드사다.

이런 상징성 때문에 현대차가 가맹점 계약 종료를 통보하거나, 복합할부 신규 취급을 중단하는 등 초강수를 두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오는 3월에는 삼성카드[029780]와 협상을 앞둔 만큼, 현대차가 신한카드와 협상에서도 쉽게 물러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2013년 기준 삼성카드의 복합할부 시장 규모는 1조2천500억원으로, 현대카드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그러나 2013년 하반기부터 현대카드가 복합할부 상품 취급을 중단해 삼성카드의 복합할부 실적은 더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삼성카드는 현대차의 수수료율 인하 압박에 대응하기 위해 카드사의 신용공여 기간을 늘린 새로운 구조의 복합할부 상품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 상품은 고객이 카드로 차 값을 결제하면 할부금융사가 결제금액을 1∼2일 만에 갚아주고 고객으로부터 할부금을 받는 구조에서 고객이 카드로 결제한 지 30일 뒤에 할부금융사가 카드사에 대금을 갚는 구조로 바뀐다. 카드사의 일반적인 신용카드 거래방식과 크게 차이가 없어 이 상품을 활용하면 복합할부 수수료율을 신용카드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는 명분이 생긴다.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새 상품은 업계로부터 불필요하게 원가를 부풀려 카드사와 할부금융사가 가맹점 이익을 편취하려는 상품으로, 원가절감에 사활을 걸고 있는 전 산업계의 노력에 역주행하는 '꼼수' 상품"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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