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랜트사업 비중 대폭 축소할 듯…“임·단협 지연, 사업구조 개혁 먼저”

[현대경제신문 구자익 기자] 현대중공업이 사무직 1천500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대규모 적자를 낸 플랜트사업본부를 해양사업본부에 통합하기로 했다.

현대중공업은 1960년대 생 사무직 과장급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한다고 14일 밝혔다.

희망퇴직 신청자 목표는 전체 직원 2만8천명 중 5%를 웃도는 1천500명이다. 이날 현재 1천여명이 희망퇴직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은 또 플랜트사업본부를 해양사업본부에 통합해 해양플랜트사업본부로 운영하기로 했다.

기자재와 모듈 대량구매를 통해 원가를 절감하고 기술과 경험을 갖춘 인력을 해양사업부문에 투입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현재 수행중인 공사는 설계와 프로젝트관리(PM) 등 해양사업에 경험이 있는 인력을 집중 투입해 적자를 최소화시킨다는 계획이다.

해양플랜트사업본부는 박종봉(해양), 임영길(플랜트) 공동대표 체제로 운영된다.

이는 현대중공업이 플랜트사업의 비중을 크게 줄이기 위한 것이라는 풀이된다.

현대건설과 삼성엔지니어링 등 플랜트 전문 건설사들과 경쟁하는 것이 힘에 부치는데다 유가 급락으로 중동의 플랜트 시장이 침체기로 접어들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앞서 플랜트사업본부는 발전설비와 화공설비·설계, 조달, 시공을 전문으로 하는 분야로 지난해 3분기에만 무려 7천791억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냈다.

해양사업본부는 해양자원 개발과 처리, 저장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지난해 2분기에는 손실을 냈지만 3분기에는 일부 계약변경을 통해 손실 폭을 크게 줄였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경영위기 뿐만 아니라 임·단협 마무리도 지연되고 있어 사업구조 개혁을 먼저 진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3분기까지 3조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한 뒤 최길선 회장과 권오갑 사장을 구원투수로 영입해 경영위기를 극본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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