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그룹은 지난해 그룹 출범 이후 최대 규모의 당기순이익인 2조1천368억원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우리금융이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이런 평가의 배경에는 우리금융이 지난해 2조2천435억원의 대손비용을 부담했던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앞으로 대손비용을 경쟁사 수준으로 줄인다면 3조원 대이상의 이익도 기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신한금융그룹과 KB금융그룹에 비해선 낮지만 자산건전성 개선과 함께 이뤄낸 것이라 의미가 남다르다. 우리금융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4년 간 자산건전성 후퇴에 장기간 발목이 잡혀왔기 때문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지난해를 기점으로 부실문제 대부분이 해소됐고 올해 안에 일부 남아 있는 부실자산을 완전 정리할 예정”이라며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 금융그룹의 위상을 확고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표별로는 부실자산비율이 1.96%로 직전연도(3.33%) 보다 크게 개선됐다. 이는 경쟁사인 신한지주(1.25%), KB금융(1.43%)보다는 다소 높지만 올해 안에 나머지 부실자산을 정리할 경우 경쟁사와 어깨를 나란히 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금융의 위기극복 노력은 크게 두 개의 흐름으로 진행됐다. 우리금융은 일단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했는데 외화유동성 확보, 예대율 감축, 부실자산 처리 및 기업구조조정 등에 초점이 맞춰졌다.

또한 어떠한 위기 상황에서도 견딜 수 있게끔 저비용ㆍ고효율의 조직으로 체질을 개선했다. 대표적인 것이 ‘OneDo혁신’이다. 이 운동은 임직원 스스로의 자발적인 참여를 통해 조직의 체질을 고효율로 변모시키자는 것으로 2009년부터 시작됐다. 임직원들은 총 13만여건의 낭비요소 제거 및 업무효율 제고 아이디어를 제안했고 이는 5천억원 규모의 재무성과로 이어졌다.

◇연내 자산클린화 마무리

우리금융은 올해 자산클린화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우리금융은 7개의 중점 전략을 설정했다. 우리금융은 경기둔화에 따른 잠재부실 요인의 선제적 관리를 실시하고 경제성장률 내외의 적정 자산성장을 추구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은행 부문에 비해 취약한 카드, 자산운용, 보험 등 비은행 부문의 사업규모를 확대하고 해외네트워크의 현지화 전략 및 해외진출을 확대한다. 숨어 있는 수익원도 발굴해 나가며 계열사 간 시너지 확대 및 고객만족을 위한 선진 경영인프라도 구축할 계획이다. 아울러 그룹의 숙원과제인 민영화를 달성하기 위해 다방면의 노력을 개진해나갈 방침이다.

이에 따라 우리금융그룹의 경영 화두는 ‘그룹 가치 극대화를 위한 경영 인프라 개선’이다. 아울러 농협의 신경분리로 Big3에서 Big4체제로의 금융권 경쟁상황이 변화됨에 따라 이에 대한 대비책으로 선두 그룹의 위상을 공고히 하고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성장전략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다만, 국내외 경기를 감안해 건전성에 기반한 우량자산 위주 의 성장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중점 전략도 같이 추진

우리금융그룹은 2012년 경영목표 달성을 위해, 그룹 경쟁력 강화와 리스크관리 최적화, 수익창출기반 확대, 비은행부문의 선도적인 지위 확보, 글로벌사업 가속화, 전략적인 사회공헌활동 실행 등을 중점 전략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비은행계열사의 시장 선도지위 도약을 위한 중장기 전략을 수립하고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며, 카드 분사를 비롯 시장지위 강화를 위한 M&A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아울러 내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난 2009년 12월 ‘우리금융그룹만의 혁신 DNA 창조’를 목표로 추진, 우리금융그룹의 대표 혁신운동으로 잡리잡은 ‘OneDo 혁신’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우리금융그룹 관계자는 “지난 2년 동안 2천500명 직원이 1인당 5건에 해당하는 12만 6천건이 넘는 개선제안과 7천600건에 달하는 과제 발굴, 그리고 5천억원이 넘는 재무효과 등 적지않은 성과를 거뒀다”며 “현재 Cisco, CJ 등 국내외 유수기업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OneDo혁신이란 조직ㆍ인력ㆍ업무 프로세스 등 모든 측면에서 낭비요소를 제거하자는 게 골자다. 임직원의 사고방식과 행동양식까지 바꿔 어떤 위기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저비용 고효율 조직’을 목표로 한다.

대부분 기업들은 단기간에 재무상태를 개선시키기 위해 임금삭감이나 점포 통폐합 등을 통한 인원 감축을 실시해왔다. 그러나 우리금융은 이러한 전통적 비용절감 방법이 아닌 조직의 체질 자체를 개선하는 혁신의 길을 택한 것이다.

이팔성 우리금융그룹 회장(왼쪽 세번째)이 지난 1월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우리금융그룹의 ‘설맞이 행복한 나눔’ 행사에 참석, 이순우 우리은행장(왼쪽 두번째) 등 임직원들과 함께 생필품 세트를 제작하고 있다.
이팔성 우리금융그룹 회장(왼쪽 세번째)이 지난 1월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우리금융그룹의 ‘설맞이 행복한 나눔’ 행사에 참석, 이순우 우리은행장(왼쪽 두번째) 등 임직원들과 함께 생필품 세트를 제작하고 있다.

◇그룹 전반 수익성 강화

우리금융그룹은 국내외 불안요인에 따른 경기 둔화에 대비해 영업수익 극대화와 대손비용 최소화를 통한 수익성 제고에 그룹의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무엇보다도 저비용성 수신 확충을 기본으로 조달비용을 낮추고 NIM을 높여 나갈 예정이며, 또한 펀드와 방카슈랑스, 외환 등 비이자부문의 수익 증대를 위해 전략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신성장동력 발굴 박차

우리금융그룹은 신성장동력 발굴에도 역량을 기울이고 있다. 그룹 관계자는 “성장한계에 직면한 국내 시장을 극복하기 위해 해외사업 확장 및 현지화를 통해 미래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라며 “금융시장 불확실성 등에 대비하여 외화유동성 및 해외 Network 건전성 관리에 만전을 기하되, 인식과 발상의 전환을 통해 위기 를 기회로 삼아 해외 신시장 개척과 전략시장에서의 M&A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히 최근 이팔성 회장이 최근 보험사 인수의사를 밝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30일 이팔성 회장은 “보험사를 인수·합병(M&A)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회현동 본점에서 기자들과 만나 “금융산업이라는 것이 결국은 M&A의 산업”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유기적 성장(organic growth)을 통해 7~8%의 자체 성장을 이루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M&A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스페인의 산탄데르나 미국의 제이피(JP) 모건 같은 경우 200번 가량의 M&A를 통해 세계 최대의 금융그룹이 됐다”며 “시중에 보험사가 나오면 금융산업의 생리상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번 동양생명 인수를 검토했지만 인수가가 너무 높아 실패했다”며 “지금의 시장 상황으로 볼때 M&A하기에 가장 좋은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 회장은 현재 매각이 진행 중인 ING생명 아태법인에 대한 인수 의향을 묻는 말에 즉답을 피해 귀추가 주목된다.

◇매트릭스 제도 도입 관련

매트릭스 도입은 계열사 중심이 아닌 고객 중심의 경쟁력을 갖추고 그룹의 시너지를 극대화 할 수 있는 조직을 구축하기 위해 계열사와의 충분한 협의 후 연중 도입할 계획이다.

매트릭스 제도 도입시 연계영업 등 기존 시너지 기회 확대 및 강화가 기대되며, 시너지 Coverage가 확대 되고 그룹의 차별화 된 조직 경쟁력 제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산장애 0% 도전

한편 우리금융그룹은 향후 어떠한 장애 요인과 재난 및 재해에도 견딜수 있는 무장애 IT 시스템을 2014년까지 완벽하게 구축하기 위해 그룹차원의 ‘Zero Defect IT 2014’ 전략을 추진 중이다. IT기술의 발전으로 금융거래 채널이 전통적인 지점, ATM등에서 모바일폰, 스마트폰, 태블릿PC, TV뱅킹등 점점 더 복잡하게 진화하고 있어 과거와 같은 시스템관리 체계로는 사고나 장애를 구조적으로 대처해 나가기 어렵기 때문이다.

‘Zero Defect 2014’ 전략은 1단계로 코어뱅킹, 카드, 인터넷뱅킹등 대고객 업무 위주로 2013년까지 핵심업무 무장애를 실현하고, 2단계로 2014년까지 핵심업무와 더불어 전업무영역에서 무장애를 실현해 우리금융그룹의 IT품질수준을 선진금융기관 수준으로 높일 계획이다.

이를 위해 우선적으로 올해 600억~1천100억원의 추가 투자를 통해 인터넷뱅킹 무장애 시스템 구현을 위한 재개발과 재해복구 시스템 업그레이드 등으로 핵심업무 무장애 IT 서비스 역량을 확보할 예정이다.

우리금융그룹 관계자는 “우리금융그룹은 국내 최대금융그룹으로서 고객의 거래 안정성을 보장하고, 고객정보보호에 최적인 IT환경 구현을 위해 Zero Defect 2014 전략을 그룹차원에서 지속적으로 추진할 예정” 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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