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4분기 마이너스 4.8% 기록이래 최대 하락…추후 낙관 힘들어

[현대경제신문 송현섭 기자] 내수부진에 빠진 우리나라 경제가 엔저기조와 원화강세 등 요인에 따라 2008년 4분기이래 수출실적이 최대 하락폭을 기록해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24일 한국은행과 산업계에 따르면 3분기 우리나라 수출실적은 지난 2분기대비 2.6% 감소하며 2008년 4분기 마이너스 4.3%를 기록한 이후  최대의 하락폭을 나타냈다.

특히 수출실적이 마이너스 성장한 것은 지난해 3분기 마이너스 1.1%을 보인 뒤 1년만에 처음으로, 수출 의존도가 큰 제조업이 0.9% 감소하며 2009년 1분기 마이너스 2.4%를 보인 뒤 첫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이에 대해 한국은행은 올 들어 3분기까지 누적된 수출실적이 전년 동기대비 3.4% 증가했다면서 연간 전체적으로 본다면 큰 문제는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산업계에서는 최근 수출부진이 엔저기조를 비롯한 환율요인에 따른 것으로 전기전자 분야의 수출경쟁력이 악화됐기 때문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또한 해외 현지에서 생산하는 가공 및 중계무역을 통한 수출 역시 악화되는 등 구조적인 문제에 자동차산업의 경우 노사갈등으로 인해 부분파업을 비롯한 요인이 수출실적 저하로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더욱이 경제 분석가들은 우리나라 경제의 구조적 취약성이 수출실적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3분기 가공 및 중계무역의 감소세가 심화되는 것이 단적인 사례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은 관계자는 "중국의 경우 오래 전부터 단순 가공조립 형태에서 고부가가치 생산으로 산업구조를 전환해왔다"며 "중국을 경유한 가공·중계무역에서 우리나라의 지분보다 중국의 몫이 커지는 방향으로 전개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인정했다.

이와 함께 내년 수출실적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최악의 요인은 원화강세와 엔화약세에 따른 환율 급변동에 따른 위험으로, 기관별 차이는 있지만 이런 상황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는데 이의를 다는 경제 분석가들은 많지 않다.

이를 반증하듯 최근 삼성전자를 필두로 현대자동차 등 수출주력 제조업체들의 올 3분기 경영실적이 최악의 수준인 것으로 발표되고 있다. 어닝쇼크 수준은 아니라고 하지만 대기업들의 저조한 실적이 발표될 때마다 증시는 요동치고 있다.

반면 정부는 내년 우리나라 경제가 금리완화와 재정패키지의 효과로 4%대 성장을 기대하고 있으나 통제불능의 환율리스크로 인해 목표달성을 낙관하기 힘들다는 것이 대체적인 견해다.

이 와중에 3분기 민간소비가 지난 3분기대비 1.1% 증가해 2012년 3분기 1.2%를 기록한 이래 2년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이는 작년 3분기 1.0%로 정점을 찍고 4분기 0.6%에 이어 올 1분기 0.2%로 둔화됐다 세월호 참사로 2분기 마이너스 0.3%로 밀린데 비하면 외면적으로 호전된 듯 하다.

그러나 3분기 민간소비가 소폭 증가한 것은 그만큼 2분기 소비가 부진한데 따른 기저효과에 의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2·3분기 민간소비 증가율을 산술 평균할 경우 0.4%씩 성장한 셈"이며 "아직까지 민간소비가 살아났다고 볼 수 없다"고 평가했다.

더욱이 내수 활성화를 위해 중요한 기업들의 설비투자는 0.8%나 감소하는 등 기업들이 향후 내수시장 전망을 밝게 보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한은이 단행한 기준금리 인하나 정부의 재정보강 등의 조치가 기업투자를 독려하기에 역부족임을 반증해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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