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신문 장우진 기자] 장남식 신임 손해보험협회장이 다음달 1일부터 임기를 수행할 예정인 가운데, 벌써부터 해결해야 할 큰 과제가 생겼다. 바로 오는 2018년부터 시행 예정인 자동차보험료 ‘사고건수제(이하 건수제)’ 도입과 관련해 제기되고 있는 손해보험사들의 불만 해결이다.

손보사들은 세부 시행방안이 원안보다 축소된데다, 무엇보다도 시행시기가 너무 늦어진 것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현재 적용되고 있는 점수제는 사고의 경중에 따라 점수를 매겨, 1년동안 받은 점수에 따라 보험료를 할증해 ‘큰 사고’ 일수록 보험료를 더 내는 구조다. 반면 앞으로 도입될 건수제는 사고발생 건수에 따라 보험료를 할인ㆍ할증해주는 제도다.

즉 현재는 고액사고 일수록 보험료 인상폭이 컸으나, 앞으로는 사고금액이 적더라고 횟수가 늘어나면 보험료 할증폭이 커지게 된다.

금융감독원은 오는 2016~2017년 2년간을 준비기간으로 하고, 2018년 건수제 시행을 위한 자료로는 2016년 10월부터의 통계자료를 바탕으로 할 계획이다. 결과적으로 4년후, 1989년 점수제가 도입된지 29년만에 본격 시행되는 셈이다.

이를 놓고 일부 손보사들은 준비기간이 너무 길다며 불만을 표하고 있다. 준비기간을 3년이나 둘 필요가 있냐는 것이다. 특히 당초에는 2년 후 시행이 검토됐는데 4년으로 연기된 것은 손보사 입장에서는 충분한 불만요소다.

한 손보업계 관계자는 “보험개발원 등에서 이미 충분한 내용을 확인한 후 건수제 도입을 논의했는데, 준비기간을 3년이나 둘 필요가 있느냐”는 반응이다.

심지어 일각에서는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이 잇따른 대형 금융사고에 피로감을 느낀 만큼, 임기 후 시행을 추진한 것 아니냐는 해석까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금감원은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 충분한 시간을 갖고 건수제를 시행하겠다는 방침이다. 금감원은 오는 10월부터의 통계를 바탕으로 건수제 도입시에 대한 통계자료를 구축하고, 이를 소비자들에게 안내하겠다는 계획이다.

건수제는 점수제에 비해 현 상황에서 보다 적절한 제도임이 분명하다. 다만 시행에 따른 잡음도 불가피한 만큼 장남식 협회장은 벌써부터 바빠지게 생겼다. 특히 1년여간 공석중이던 협회장 자리에 오른 것은 물론, 12년만의 민간 출신 협회장인 만큼 어깨가 무거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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