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희용 내외정책홍보원 원장
권희용 내외정책홍보원 원장
'명량'이라는 영화가 인기리에 상영되고 있다.

성웅 이순신 장군을 그린 영화이다. 파란만장한 장군의 생애를 관통하는 내용임을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박근혜 대통령도 관람했다는 소식이다. 부친 박정희 전 대통령과 인연이 깊은 인물을 그린 영화라는 점에서 의미 있는 감상을 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앞선다.

이순신 장군이 크게 부각된 것은 바로 박정희 대통령 때부터였을 게다. 물론 그 이전부터 그는 명장이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가 알아주는 인물이었다. 오히려 우리나라에서 더 평가를 해주지 못했던 명장이었으리라.

예로부터 인물은 난세에서 태어난다. 극적인 효과는 평화시대보다 어지러운 시대를 배경으로 할 때 두드러지기 마련이다. 세계적으로 이름난 인물들의 출세배경이 거의 비슷하다. 이순신 장군의 역정이 바로 그렇다는 것이다.

특히 장군의 극적인 죽음은 웅변하는 바가 크다. 만약 그가 전함에서 왜적이 쏜 화살에 전사하지 않았다고 생각해 보라. 장군의 향후 삶은 어떻게 전개되었을까.

그렇지 않아도 온갖 모략에 의해 참형 직전까지 몰렸던 장군이었다. 갖은 곡절 끝에 임진, 정유전쟁을 승리로 이끌고 개선장군이 되어 한양성에 돌아왔다고 상상해보자.

우선 임금이 그를 어찌 생각했을까? 일찌감치 궁궐을 버리고 북방으로 도망갔던 자신의 몰골과 개선장군의 그것과를 비교했을 것이다. 그것도 참수하려했던 장군이 아니었던가.

그런 그가 개선장군이 되어 당당하게 전과를 아뢰고 있는 모습을 임금은 무슨 낮으로 대하겠는가. 게다가 장군을 미워하던 신하들의 가슴은 어떻겠는가.

장군의 죽음은 절묘했다. 그래서 그는 수백 년이 지난 지금 대한민국에서도 최고의 영웅으로 싱싱하게 살아있는 것이리라. 그래서 이순신 장군은 위대하다.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해야겠다.

지리멸멸지경에서 헤매는 경제를 어떡하던 부추기겠다는 박근혜 정권이 택한 한 수(手)가 바로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경부 장관이다. 묘하게 보궐선거와 때를 같이했다. 그래서 큰 승리를 했다. 새 경제 팀이 어떻게 가라앉은 경제를 살리겠다는 구체적인 방안도 내놓지 않았던 시점에서 야당의 후보들은 초개같이 무너지고 만 것이다. 하긴, 꼭 새 경제팀의 위력 때문에 그렇게 된 것은 아니긴 하다. 야당의 자중지란이 낳은 결과와 부합한 것이리라.

문제는 그 다음에 있다. 새 경제팀은 보선이 끝난 지 8일 만에 경제부양책을 내놓았다. 서민가계에 돈이 들어가는 방안이 요체이다. 이른바 가계소득을 늘리는 3대 세제(경제 활성화, 민생안정, 공평과세)를 만들겠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우선 경제 활성화방안으로는 근로소득 증대세제를 신설하겠다는 것이다. 배당소득 증대세제 신설도 있다. 기업소득 환류세제 신설, 고용창출투자세액공제 확대방안도 내놓았다. 그밖에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는 방안을 시행하겠다는 것이다.

민생경제 활성화방안으로는 어르신, 장애인 대상 저축 비과세 방안 확대에서부터 서민 중산층 퇴직자의 세 부담이 경감되도록 관련제도를 고치고, 주택담보대출 소득공제를 확대한다는 것이다. 그 외에도 적잖은 방안을 내놓았다.

이제부터는 내놓은 경기부양책이 실제로 시행돼 서민가계를 살찌우는 결실을 맺도록 해야 하는 책임이 바로 정부에 있다. 서민들도 정부의 대책에 큰 기대를 하고 있는 시점이다. 그만큼 서민들의 살림이 매말랐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그러면서도 반신반의를 넘어 의구심을 씻어내지 못하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국회에서 처리해야할 사안이 대부분인 것이 이번 정부의 경제 살리기 대책이기에 그렇다.

정부의 대책을 곱게 봐줄리 없어 보이는 야당의 존재 때문이다. 하긴 보선패배이후 야당이 정권의 발목잡기 행태에서 벗어나야한다는 자성의 소리가 있었다는 점에서 기대하는 바가 없진 않다.

그러나 과연 달라질 것인지는 속단하기 어렵다. 때문에 부양책이 뜻대로 시행되도록 몸을 던지는 살신성인의 자세가 그리운 즈음이다. 명량대첩의 주인공 이순신 장군의 모습이 그래서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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