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계열사 ㈜한라, 자금 지원 차단…회사측 "경영 투명성 높아질 것"
[현대경제신문 김한욱 기자] ㈜만도는 28일 경기 평택 본사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지주회사 한라홀딩스와 사업회사 만도로 분할하는 계획서를 안건으로 통과시켰다.
이날 주총에는 만도 전체주주의 66%가 참석해 회사 분할 안건에 74%가 찬성, 가결됐다.
이날 주총에서 인적 분할 계획이 의결됨에 따라 만도는 오는 9월 1일을 예정일로 기업분할을 추진하게 된다. 자산분할 비율은 0.4782대 0.5217로 기업 분할 절차가 완료되면 기존 만도 주주들은 ㈜한라홀딩스 주식 0.48주, 제조회사인 ㈜만도 주식 0.52주씩 각각 보유하게 된다.
사업회사로 새 출범하는 ㈜만도는 오는 10월 6일 거래소에 재상장된다. ㈜만도 주식은 8월 28일 부터 10월 5일까지 거래정지 된다.
이에 따라 한라그룹은 지주사 한라홀딩스를 중심으로 지배구조가 개편될 전망이다.
현재 한라그룹은 '만도→한라마이스터→㈜한라→만도'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를 갖고 있으나 기업분할이 완료되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된다.
회사측은 ㈜만도의 투자회사 만도차이나홀딩스와 만도브로제-만도신소재 등은 ㈜만도 자회사로 남고, 한라마이스터와 만도헬라-한라스택폴 등은 한라홀딩스 자회사로 재편되며, 지주사 한라홀딩스는 핵심 사업에 집중 투자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고 설명했다.
한라홀딩스가 건설사 ㈜한라의 모회사격인 한라마이스터를 지배하는 지주사 체제로 전환되면 ㈜만도와 ㈜한라의 연결고리가 끊어지게 된다. 이를 통해 한라그룹은 ㈜만도 독자 경영의 안정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라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은 부실 계열사인 ㈜한라에 추가 지원은 없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앞서 한라그룹은 지배구조의 핵심인 ㈜한라가 유동성 위기를 겪자 ㈜만도와 자회사 한라마이스터를 이용해 2차례에 걸쳐 ㈜한라에 3600억원의 자금을 지원했다. 만도가 한라마이스터의 유상증자에 돈을 대고, 이 자금을 다시 한라건설의 증자에 활용하는 방식이었다.
이 과정에서 한라그룹은 모기업 ㈜한라의 부실을 우량 계열사인 ㈜만도로 전가한다는 주주들의 비판에 직면했으며, ㈜만도의 2대 주주 국민연금과 갈등을 빚기도 했다.
㈜만도 신사현 부회장은 이날 주총에서 사업 분할의 효과에 대해 "지주회사 체제 도입을 통해 부실 계열사에 대한 지원을 차단하는 등 경영 투명성을 높이고 순환출자 문제도 해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 관계자는 "만도의 지주사 전환으로 경영 투명성과 독립경영 효과가 높아질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만도의 영업이익이 향후 꾸준히 증가하여 현금창출이 이뤄져 충분한 유동성이 확보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