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대출 규모 적어 업계 외면
주담대 상품 취급시 참여 전망

<사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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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신문 임대현 기자] 최근 금융권 전반에 대출 갈아타기 시장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보험업계는 잠잠한 모습이다. 신용대출 취급이 적은 보험사 입장에서 아직 수익성이 담보되지 않은 시장에 진입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31일부터 국내에서는 10억원 이하 신용대출은 금융사 지점을 직접 찾을 필요 없이 스마트폰으로 간단하게 대환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됐다.

은행·저축은행·카드·캐피털사 등 금융사 53곳에서 받은 기존 신용대출을 더 유리한 조건에서 한 번에 갈아탈 수 있다. 현재 2금융권 중에서는 보험사만 참여사 리스트에서 빠져 있다.

이처럼 보험업계만 시큰둥한 까닭은 보험사와 소비자 모두에게 큰 메리트가 없는 탓이다. 소비자가 대출을 갈아탈 때 고려하는 요소는 금리와 한도인데 보험사의 금리가 타 2금융권보다 낮더라도 한도가 적어 실효성이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보험사들은 신용대출보다 보험계약 대출 비중이 훨씬 크다. 보험사들의 작년 약관대출 합산 금액은 68조955억원으로 2019년 63조58억원 대비 6조원 가량 늘어났다. 신용대출 규모는 7조~8조원 수준이다.

보험사 입장에선 새로운 제도 도입에 따른 이슈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보험사들은 올해부터 새 회계제도(IFRS17)·신지급여력제도(KICS·킥스) 시행으로 건전성·수익성에 신경쓰고 있는만큼 무리한 사업 확장을 지양하고 있다.

다만, 올해 말쯤에는 이런 보험업계의 분위기도 바뀔 전망이다. 주담대가 올 연말 대환대출 인프라에 포함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지난달 발표한 ‘1·4분기 가계신용 잠정 통계'에 따르면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1,017조 9,000억 원으로 사상 최대 금액을 갈아치웠다. 이 중 전체 가계 부채의 58.5%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주택담보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보험사의 주담대 잔액도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금융감독원이 공개한 ‘보험사 대출채권 현황’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6월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전분기 대비 5,000억원 늘어난 50조9,000억원으로 집게됐다.

최정욱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연말쯤 주담대까지 대환대출 대상이 확대되면 전체 시장 규모와 건당 취급액 측면 등을 고려할 때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며 “건당 취급 규모가 큰 상품의 경우 약간의 금리 차이에도 이자 절감분이 상당히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신용대출의 경우 취급 규모가 크지 않았지만 주담대 상품이 대환대출 플랫폼에 포함되는 연말쯤엔 보험사들의 참여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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