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아파트 월간 전세 갱신 비중 40% 돌파
감액갱신해도 보증금 높아, 전세가 약세 영향

[현대경제신문 성현 기자] 이번달 수도권 아파트 전세 갱신 계약 10건 중 4건 이상이 보증금을 낮춘 거래인 것으로 나타났다. 갱신보증금은 종전 대비 1억여원 낮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부동산R114는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5월 들어 체결된 수도권 아파트의 전세 갱신계약 중 종전계약도 전세로 추정되는 4004건 가운데 1713건(42.8%)이 보증금을 낮춘 감액갱신으로 집계됐다고 24일 밝혔다.

월간 감액갱신 비중은 지난해 11월 이후 두 자릿수로 높아졌고, 올해 3월 이후에는 40%대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5월 보증금을 증액한 갱신계약 비중은 39.3%로 집계됐는데 작년 7~8월 비해 크게 낮아진 수준이다.

최근 전셋값 약세가 지속되는 와중에 증액계약이 이뤄진 데에는 최대 5% 임대료 증액 제한으로 시세 대비 보증금이 낮은 임대사업자 매물도 포함됐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또 부동산114가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종전 전세에서 전세로 감액 갱신한 수도권 아파트 1만6275건의 보증금을 살펴본 결과 평균 갱신보증금은 4억4755만원으로 종전 5억4166만원에 비해 9411만원 낮아졌다.

지역별로 감액폭은 서울이 1억1803만원(6억9786만원→5억7983만원)으로 가장 크고 경기 8027만원(4억5746만원→3억7719만원), 인천 7045만원(3억4992만원→2억7947만원) 순으로 조사됐다.

감액갱신은 보증금을 1억원 이하로 낮춘 계약비중이 69.4%로 높지만 서울 강남권과 경기 분당, 하남 등 일부 지역의 대형면적에서는 3억원 넘게 보증금을 낮춘 거래도 나타나면서 감액폭을 키웠다.

전세 감액갱신을 했음에도 여전히 신규계약 대비 보증금이 높은 경우도 상당수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수도권 동일단지 동일면적에서 감액갱신과 신규계약이 각각 1건 이상 체결된 7271건의 사례 중 4172건(57%)은 신규계약 보증금(최고가 기준)이 갱신 보증금 보다 낮았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보증금이 높은 갱신계약이 이어진 것은 이사비, 중개보수, 대출 등 전셋집 이동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라며 “전셋값 하락이 둔화되고 반등도 나타나고 있어 일부 지역에서는 갱신과 신규계약 중 고민하는 임차인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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