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신문 이금영 기자] SPC그룹은 허영인 회장의 모친이자 삼립식품(현 SPC삼립) 창업주인 고(故) 허창성 명예회장의 부인 김순일 여사(사진)가 10일 별세했다고 11일 밝혔다. 향년 101세다.

1923년 황해도 옹진에서 태어난 고인은 1942년 허창성 명예회장과 만나 결혼했으며, 그가 1945년 창업한 제과점 상미당(삼립식품의 전신)을 함께 운영했다.

고인은 허창성 명예회장에게 인생의 동반자이자 든든한 경영 파트너였다.

창업 초기 허창성 명예회장은 제빵기술 수완이 뛰어나 생산관리를 담당했고 고인은 "제빵은 손끝에서 남는다"며 경영관리 분야에서 활약했다.

삼립식품 창립 이후에는 이사와 감사로 경영에 적극 참여해 회사의 기틀을 닦고 내실을 다지는 데 크게 기여한 회사의 공동창업자다.

허 명예회장은 자서전 '미래를 살아가는 지혜'에서 "아내를 빼놓고 회사를 거론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할 만큼 역할이 컸다"며 "출발부터 삼립식품을 확고부동한 반석 위에 올려 놓기까지에는 항상 아내의 공과 덕이 뒤따랐다"고 회고했다.

경영관리 능력에 대해선 "아내는 문제가 생기면 명석한 판단으로 실마리를 풀었고 타고난 재질과 해박한 지식은 경영철학만큼이나 엄정해서 편견이나 선입견을 앞세우는 일이 없었다"며 "합리적 판단이 필요한 기업의 재무 및 인사 등에 있어서 아내의 역할은 절대적이었다"고 언급했다.

또 자신의 단점을 아내가 늘 보완해 줬다며 "아내는 내가 갖지 못한 경영관리 능력으로 회사를 육성해 왔으니 나에게는 행운이었다"고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허영인 회장은 IMF 외환위기 당시 경영이 어려워진 삼립식품을 2002년 되찾아왔다.

허 회장은 당시 "삼립식품은 첫 직장이었고 부모님의 업적으로 이룬 회사였기 때문에 항상 애착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유족은 허영선 전 삼립식품 회장, 허영인 SPC그룹 회장 등 6남1녀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17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13일 오전 8시이며 장지는 경기도 이천시 선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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