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고물량 및 저점경계로 개입여지 커져…1005∼1015원대 등락 예상

[현대경제신문 송현섭 기자] 최근 원화가치가 강세를 보이며 달러/원 환율이 해외수출의 최대 애로사항으로 지목된 가운데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논란이 한창이다.

특히 주요 상장사들의 실적발표를 앞두고 지난 2분기 내내 하락하고 한때 1천원대까지 내렸던 달러/원 환율 때문에 수출경쟁력이 저하되면서 저조한 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이번주 금통위 회의와 최경환 부총리 후보자를 비롯한 새 경제팀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외환당국의 입지와 방향성이 제시될 것으로 보여 외환정책 기조가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삼성선물 관계자는 "10일 열릴 금통위 회의와 새 경제팀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통해 달러/원 환율에 대한 외환당국의 입지를 재확인하고 방향성까지 제시해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달러/원 환율 하락에 대한 압력요인이 여전한 만큼 대외적인 여건상 영향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이는 반면 국내에서 외환정책관련 이슈가 나올지 주목된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또 "최근 외환당국이 환율 하락이 부정적 면만 있는 것이 아니란 입장을 밝혀왔다"며 "환율이 1천원선에 근접한 만큼 이런 기조 유지여부를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삼성선물은 이번 주 달러/원 환율이 1천5∼1천15원 구간에서 등락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우리은행 역시 달러/원 환율이 수출업체 네고물량(달러 매도)과 외환당국의 저점 경계감에 따른 개입여지를 들어 좁은 구간에서 등락하는 레인지장세가 연출될 것으로 내다봤다. 은행 관계자는 "글로벌 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당국의 저점 경계감으로 하단이 지지될 것"이라면서도 "수출업체 네고물량이 상단에 포진해 좁은 범위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 최근 달러/원 환율이 장중 1천원대로 떨어지는 등 불안한 조짐을 보이면서 외환당국의 환율정책이 주요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환율 하락이 수출 경쟁력을 악화시켜 경기침체를 심화시킬 것이란 견해와 수입물가가 떨어져 내수 부양에 기여할 것이란 의견이 서로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전문가들은 우선 환율이 급격히 하락하는 원인으로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로 외환 보유액이 증가하고 해외자본이 유입초가 되고 있다는 점을 지목하고 있다. 이를 반증하듯 지난 5월까지 경상수지는 315억달러의 사상최대 흑자를 기록했고, 상대적으로 높은 국내 금리수준과 국가신인도가 유인으로 작용해 외국인 투자자금의 국내 유입액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이 같은 요인으로 환율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우세한데 재정부와 한은이 외환시장에 최근 구두 개입했던 상황이 재연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환율이 과도하게 하락할 경우 수출경쟁력이 떨어지고 경상수지 역시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대부분 전문가들은 환율을 적정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외환당국에 의한 불요불급한 상황을 제외하면 과도한 시장개입이 불필요하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해외수출 증가에 힘입어 경상수지 흑자가 급격히 불어나고 있는 만큼, 환율 하락은 불가피하고 자칫 헷지펀드를 비롯한 환투기 세력의 개입으로 인해 국내 외환시장의 교란 역시 우려되기 때문이다.

국내 외환시장 규모가 상대적으로 적어 취약점이 있는 만큼 외환당국의 환율정책 기조에 분명한 스탠스가 확립돼야 한다는 지적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더욱이 최경환 부총리 후보자를 비롯한 새 경제팀이 수출의 급격한 위축을 막고 내수를 부양하려면 환율·금리정책을 효과적으로 써야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어 향후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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