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고객정보 유출 사태에 설계사 대거 이탈…KB생명 "채널다변화 추진, 하반기 도약 시기 될 것"

 
 
[현대경제신문 장우진 기자] KB생명이 올해 1분기 발생한 대규모 카드고객정보 유출 사태로 인해 설계사들이 대거 이탈하는 등 김진홍 사장(사진)이 취임 후 1년간 혹독한 신고식을 치뤘다. 특히 KB생명은 중위권 도약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단기간 대면채널을 강화하기가 쉽지 않은 만큼 당분간 고전이 예상된다.

다만 KB생명은 상반기 중 채널다변화 추진 및 국민카드 외 다른 카드사들과 제휴를 맺는 등 영업 인프라를 구축해 놓아 하반기에는 영업력 개선이 기대된다.

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B생명은 올 1분기 1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분기 기록한 25억원보다 절반으로 쪼그라든 실적이다.

김 사장은 작년 7월 취임 후 영업력 강화를 목표로 삼았다. 특히 ▲상품, 제도, 프로세스 등을 고객중심으로 변화시킨 경영 체제 강화 ▲현장중심 경영 ▲리스크 관리체계 강화 ▲강하고 활기찬 조직 문화 구축 ▲사회적 책임 실현 등 다섯 가지를 주된 전략으로 추진했다.

그러나 올 대규모 카드고객정보 유출 사태가 발생하면서 영업채널이 크게 위축됐다. KB생명은 계열사인 국민카드나 국민은행을 통해 고객DB를 제공받아 영업을 해왔으나 금번 사태가 발생하면서 KB생명까지도 직접적인 타격을 입었다.

KB생명의 점포 수는 지난 3월말 32곳으로 전년 동월말(46곳)대비 30% 가량 줄었다. 기간 설계사 수는 1천500여명에서 550여명으로 줄며 3분의1 수준으로 축소됐다.

KB생명 관계자는 “비효율 점포를 통ㆍ폐합 하는 등 업무효율성에 중점을 뒀다”면서도 “설계사 수의 급감은 올해 초 카드 고객정보유출 사태로 인해 영업력이 약해진데에 텔레마케팅(TM) 등 설계사 이탈이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도 “카드 고객정보유출 사태 이후 지주내 계열사 간 고객DB를 공유할 수 없게 돼 은행계 생보사들은 TM 영업이 크게 위축된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 KB생명은 세부실적도 부진했다. 올 1분기 초회보험료는 78억원으로 전년동기간(2013년 1~3월) 147억원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 방카슈랑스 초회보험료는 28억원으로 전년(68억)대비 59% 줄었다. 같은 기간 설계사 채널도 40억원에서 7억원으로 급감했다.

1분기 수입보험료는 3천187억원으로 전년동기간(3천755억)보다 15.1% 줄었다. 수입보험료 기준 시장점유율은 작년 3월말 기준 업계 15위에서 올해 3월말에는 18위로 하락했다.

이는 최근 보험업계 불황 및 저금리로 인한 자산운용 고전 등의 이유로 풀이되지만 같은 은행계 생보사인 하나생명과 비교하면 상반된 분위기다.

하나생명도 그간 고전에 6년 연속 적자를 이어왔지만 고정지출 비용 감축을 위한 점포 축소 및 허수설계사 정리 등으로 작년 첫 연간 흑자를 기록했다. 또 하나생명은 전 직원 중 25% 규모인 50명을 희망퇴직하며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또한 교보생명, 한화생명 등 다른 보험사들도 구조조정을 단행하며 체질개선에 나섰다.

이에 KB생명 관계자는 “회사경영 자체가 인원을 줄여야 하는 만큼 힘든 상황은 아니다”라며 “현재 구조조정 계획은 없다”고 못 박았다.

다만 KB생명의 영업 타격은 카드사태라는 일시적 쇼크에 따른 것인 만큼 하반기에는 영업 개선도 기대된다.

KB생명 관계자는 “카드사태로 인해 국민카드와 DB공유를 할 수 없어 영업에 타격을 입었다”면서도 “현재는 삼성ㆍ현대ㆍ신한카드 등 다른 여러 카드사와 제휴를 맺는 등 영업기반 인프라를 새롭게 구축했다”고 전했다.

이어 “증권사와의 제휴를 통해 방카슈랑스 채널을 확대했으며, 홈쇼핑 업체들과도 제휴를 추진 중에 있다”면서 “하반기에는 온라인 채널도 구축할 계획으로 인ㆍ아웃바운드 채널의 다변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하반기에는 직원 소통강화 프로그램 등을 통해 직원 사기진작도 도모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올해는 전례없는 다양한 신상품을 출시하는 등 공세적인 마케팅을 펼쳐왔다”며 “상반기에는 영업강화를 위한 체질개선에 나섰던 만큼 하반기는 이를 토대로 결실을 맺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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