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AI 기반 새 엔진 개발 착수

<사진=마이크로소프트>
<사진=마이크로소프트>

[현대경제신문 하지현 기자] 삼성전자가 갤럭시 스마트폰에 기본 탑재되는 검색 엔진으로 마이크로소프트(MS)의 ‘빙’으로 전환을 검토한다는 소식에  검색엔진 시장의 지각 변동이 예상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검색엔진뿐 아니라 OS(운영체제) 등을 구글에 전적으로 의존해 왔는데,  MS가 AI(인공지능) 플랫폼 경쟁에서 앞서 나가자 MS가 전락적 제휴를 강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픈AI의 '챗GPT(ChatGPT)'가 적용돼 검색 능력이 향상된 빙을 갤럭시의 기본 검색 앱으로 탑재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0년 이후 출시한 스마트폰에 구글 OS인 안드로이드를 적용하며 구글 검색 서비스를 기본 애플리케이션으로 탑재해왔다.

시장 조사 업체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구글은 전 세계 검색 시장에서 지난해 기준 93%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MS의 빙은 2.9%에 불과하다.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27.1%인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이 기본 검색엔진을 빙으로 바꾸면 MS의 스마트폰 검색 서비스 점유율은 20%대까지 오를 전망이다.

구글 매출에도 일정 정도 영향을 끼치게 된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에 구글 앱을 기본 앱으로 탑재하면서 해마다 지불하는 30억 달러(약 4조원) 규모의 사용료는 구글의 지난해 전체 매출 2828억 달러의 1%가량을 차지한다.

삼성전자가 구글과의 협력 균열을 감수하면서도 검색엔진을 교체하려고 하는 건 오픈AI의 챗봇인 챗GPT의 등장 이후 검색시장에서 구글의 입지가 작아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간 MS의 ‘빙’은 검색시장 점유율이 3~5%에 불과해 서비스의 존폐 기로까지 거론됐지만 지난 2월 ‘빙’의 새로운 버전을 공개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새로운 빙’에는 챗GPT의 기반을 이루는 언어모델 ‘GPT-3.5’보다 향상된 ‘GPT4’ 바탕의 ‘프로메테우스’ 모델이 적용됐다. '새로운 빙'은 AI 챗봇 '챗GPT'의 생성 AI 기술로 인터넷 검색 결과를 요약하고 설명을 함께 보여주는 반면, 구글 검색은 생성AI 모델 기반 답변을 별도 지원하지 않고 있다.

다급해진 구글은 검색엔진에 생성형 AI 챗봇 ‘바드’(Bard)를 내놨지만 성능은 기대에 못 미친다는 등 혹평을 받았다.

이에 따라 현재 구글은 AI 기능을 검색에 적용하는 프로젝트 '마기‘(Magi)를 개발하는 데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160명이 넘는 직원들이 투입돼 내부 테스트를 진행 중이며, 다음 달 공개를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협상은 아직 진행 중으로 삼성전자가 그대로 구글과 계약을 이어갈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업계에선 당장은 삼성전자가 검색엔진을 빙으로 교체하지 않으리라는 시각인데, 삼성전자가 스마트폰뿐 아니라 PC·웨어러블 생태계 구축을 구글과 함께 진행하고 있는 구조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구글과 계약을 해지하면 삼성보다 더 큰 고객인 애플의 이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물론 삼성전자와 구글은 스마트폰 뿐만 아니라 여러 모바일 분야에서 동맹을 이어오고 있어 실제 삼성이 구글과 연합을 깰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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