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음사/ 민병훈 지음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이 책은 가족 상실 모티프를 중심으로 한 자전적 소설이자 공백으로 남은 한 시기의 자신을 찾아 나선 여행 소설인 동시에 소설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메타 소설이기도 하다.

다층적인 작품의 특성을 반영하듯 다양한 언어로 표현되는 언어들은 소설의 흥미를 배가시킨다.

메모, 편지, 심문, 전화 통화, 대화 등은 내 기억의 박물관에 보관된 기록물들로, 특히 독백으로 남은 대화들이 보여 주는 공백의 미학은 이 소설의 분위기를 느슨하면서도 정확하게 묘사한다.

‘나’는 이 모든 기억들과 마주하며 이 소설의 도착지이자 한 비극의 목적지를 향해 나아간다.

그것은 ‘나’와 함께 남겨진 자, 어머니의 마음속이다. 어머니에게 ‘나’는 어떻게 기억되고 있을까.

이 소설의 2부는, 자신의 불행을 소설로 쓰는 일, 나아가 자신의 불행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방법에 대한 최선의 결말이자 아름다운 결말이라 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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