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잠정 영업익 전년 대비 95.8% 감소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사진=삼성전자>

[현대경제신문 하지현 기자] 삼성전자가 반도체 감산 대열에 합류하면서 메모리 반도체 업황 회복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메모리 가격이 폭락하는 와중에도 삼성전자는 인위적 감산은 없다는 기조를 유지해왔지만 예상보다 불황이 길어지고 적자 폭이 커지자 방향을 수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메모리 감산 계획을 공식화했다. 삼성전자는 PC용 메모리 반도체 ‘DDR4’ 등 범용 제품을 중심으로 감산을 진행할 예정으로, 웨이퍼 투입량을 지난해 말 대비 15~20%의 줄일 것으로 점쳐진다.

삼성전자는 7일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63조 원, 영업이익 6000억 원의 잠정 실적을 거뒀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 19.0%, 영업이익 95.8%가 줄었다. 영업이익이 5900억 원에 그쳤던 2009년 1분기 이후 14년 만의 최저 실적이다.

SK하이닉스와 미국 마이크론이 지난해부터 대대적인 감산 정책을 이어왔던 것과 다르게 그동안 삼성전자는 무감산 기조를 고수해왔다. 웨이퍼 투입량을 줄이는 인위적 감산 대신 생산 라인 최적화 등 기술적 감산 전략을 써왔으나 역대급 업황 악화에 결국 인위적 감산을 공식화한 셈이다.

이미 제품 감산에 나선 SK하이닉스 결정과 더불어 삼성전자의 전략 수정은 메모리반도체 수요 회복 시점을 앞당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부터 감산을 진행 중이며 올해 설비 투자를 50% 가량 줄일 것이라 밝힌 바 있다. 마이크론도 직원 10% 구조 조정, 웨이퍼 투입량 20% 감소 등 고강도 감산 정책을 이어온데 이어 최근 추가 감산까지 시사했다.

통상적으로 감산 효과는 3개월 후에 나타나는데 이에 따라 메모리 반도체 시장 반등은 올해 하반기부터 가시화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1분기 D램 평균판매가격(ASP)이 전 분기보다 20%, 2분기에도 10~15% 하락한다고 내다봤다. 이는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만 감산했을 때를 가정한 수치다.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 1위 삼성전자가 감산 대열에 합류하면 공급이 감소해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세가 진정되고 업황 반등이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이라며 ”다만 일각에서는 수요 회복 여부가 불투명하기 때문에 단순 감산 외에도 부진했던 IT 시장 수요가 다시 살아나야 한다는 것이 핵심이라는 분석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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