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사 신용공여액 10조원 돌파
1년 새 연체율 1%p 가까이 늘어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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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신문 김성민 기자] 최근 부동산 관련 대출을 크게 늘린 대형 저축은행의 잠재부실 위험이 커졌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SBI‧OK‧한국투자‧웰컴‧페퍼저축은행 등 자산규모 상위 5대 저축은행의 부동산 업종별 신용공여(부동산PF대출, 건설업, 부동산업)액은 총 10조7,759억원으로 전년 동기(7조5,746억원)보다 42.2%(3조2,013억원) 늘었다.

저축은행별로 보면 OK저축은행이 3조3,462억원으로 가장 많은 부동산 관련 대출을 내줬고 이어 한국투자저축은행(3조124억원), 웰컴저축은행(1조9,352억원), SBI저축은행(1조7,370억원), 페퍼저축은행(7,451억원) 순이었다.

이들 저축은행은 저금리 기조와 유동성 공급과잉에 부동산 경기가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자 최근 2년간 부동산 관련 대출 규모를 빠르게 늘려왔다.

부동산 관련 대출을 주축으로 한 기업 대출 확대 전략은 수익 확대로 이어졌지만 최근 원자재 값 상승과 금리 인상 등의 여파로 부동산 경기가 침체국면으로 진입하면서 부실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최근 일부 저축은행들을 중심으로 연체율 상승과 부실 가능성이 높은 ‘요주의 여신’ 증가도 나타났다.

5대 저축은행의 지난해 부동산 관련 대출 연체율 평균은 1.9%로 전년 동기(0.98%)보다 0.92%p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각사별로는 OK저축은행의 부동산 관련 대출 연체율이 4.87%로 전년 동기(1.63%)보다 3.24%p나 상승했다. 한국투자저축은행도 1.97%로 0.98%p 올랐다. 

웰컴저축은행과 페퍼저축은행은 각각 1.04%, 1.06%로 전년 동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으며 SBI저축은행은 오히려 소폭 감소한 0.59%의 연체율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이들 저축은행의 요주의 여신은 3조4,884억원에서 2조3,196억원으로 50.4%(1조1,688억원) 늘었다. 요주의여신은 연체기간이 1개월 이상 3개월 미만인 대출금으로 고정이하여신보다는 등급이 높지만 향후 부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주의를 요하는 대출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저축은행들이 과거 대규모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화 경험을 토대로 이미 충분한 안전장치를 마련한 만큼 과도한 우려는 불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은 저축은행의 PF대출에 대해서는 총신용공여의 20%, 부동산업·건설업에 대해서는 각각 총신용공여의 30%, PF대출 등 부동산 관련 업종 합산 총신용공여의 50% 한도를 준수하도록 규제하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주요 저축은행들은 선제적으로 대규모의 충당금을 쌓는 등 만일에 사태에 대비하고 있는 만큼 과거와 같은 대규모 부실 사태가 일어난 가능성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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