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퍼·웰컴·하나·우리금융 줄줄이 배당 결의
순익 감소·연체율 상승 속 배당에 부정적 시각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현대경제신문 김성민 기자] 금융당국의 배당 자제 권고에도 저축은행들의 배당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4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주요 저축은행들이 최근 잇따라 현금 배당을 공시하고 있다.

페퍼저축은행은 지난달 31일 개최된 주주총회에서 2022년도 결산 배당(우선주주 현금배당) 승인의 건이 원안대로 의결됐다고 공시했다. 배당금은 우선주 1주당 5,000원으로 배당금 총액은 30억원이다. 배당금은 주총 결의일로부터 1개월 이내에 우선주 전량을 보유하고 있는 사모펀드 ‘파인트리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804’에 지급된다.

페퍼저축은행은 최근 4년간 보통주가 아닌 우선주에 대해서만 배당을 실시했다. 이는 우선주 유상증자를 통해 사모펀드로부터 자금을 조달했기 때문이다.

웰컴저축은행도 200억원의 결산배당을 단행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중간배당을 실시한 지 4개월 만으로, 연간 배당금 규모는 500억원에 달한다. 배당금 전액은 웰컴저축은행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웰컴크레디라인에 돌아간다.

금융지주계열 저축은행 중에서는 하나저축은행과 우리금융저축은행이 배당을 실시했다.

하나저축은행은 지난달 3일 이사회를 열고 보통주 1주당 216원의 배당을 하기로 의결했다고 최근 공시했다. 우리금융저축은행도 지난 2월 이사회를 열고 보통주 1주당 55.7원의 결산배당을 하기로 의결했다. 배당금 총액은 하나저축은행이 50억원, 우리금융저축은행이 13억8,300만원이며 이는 모두 금융지주사에게 돌아간다.

이익이 생기면 이를 주주들에게 배당 등의 형태로 돌려주는 게 통상적이다. 다만 저축은행의 경우 지배구조가 복잡한 타 금융권과 달리 대부분 단일 주주로 구성돼 있어 배당 혜택이 극소수에게 돌아가게 돼 대주주의 배만 불린다는 비판이 나온다.

최근 금융감독원의 지도 방향과도 역행한다. 금감원은 연이은 금리 인상 여파에 취약 차주들의 상환 여건이 악화하는 등 저축은행의 영업환경이 어려워진 만큼 손실흡수 능력에 대한 제고가 필요하다며 내부유보를 강조했다.

실제 지난해 주요 저축은행들은 연이은 금리 인상에 따른 조달비용 증가에 전반적으로 부진한 실적을 냈다. 지난해 SBI·OK·한투·웰컴·페퍼저축은행 등 대형 저축은행의 당기순이익은 6,952억원으로 전년 동기(8,764억원) 대비 20.7%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고금리와 경기 침체 여파로 중·저신용자의 상환 능력이 악화하면서 저축은행의 연체율도 치솟았다. 전체 저축은행 79곳의 지난해 말 총여신 연체율은 3.4%로, 전년 말(2.5%)보다 0.9%포인트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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