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월드 작년 매출 5조328억
2019년 이후 3년 만에 5조 돌파
영업익 1255억…2년 연속 흑자

 
 

[현대경제신문 성현 기자] 이랜드그룹이 패션과 유통, 외식 등 주력 사업의 호조로 지난해 5조원이 넘는 매출을 거뒀다.

영업손익은 2021년 이후 2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이랜드월드는 지난달 31일 공시한 사업보고서에서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지난해 매출 5조32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3.54% 증가한 실적이다. 이에 따라 이랜드월드는 지난 2019년(5조9511억원) 이후 3년만에 매출 5조원을 돌파했다.

영업이익도 1255억원으로 2021년에 비해 12.1% 늘었다. 패션사업을 하는 이랜드월드와 유통사업을 담당하는 이랜드리테일, 외식사업을 영위하는 이랜드이츠 등 주력 계열사가 모두 선전한 영향이다.

이랜드월드는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2020년 1051억원의 영업손실을 입은 뒤 2021년에 이어 지난해까지 2년 연속으로 흑자를 유지,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뉴발란스의 렛츠 뉴운완 캠페인 화보. 뉴운완은 NEW(새로운)와 오운완(오늘 운동 완료), 뉴발란스와 오운완의 합성어다. 모든 이들의 즐겁고 건강한 생활과 운동 시작을 응원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사진=이랜드>
뉴발란스의 렛츠 뉴운완 캠페인 화보. 뉴운완은 NEW(새로운)와 오운완(오늘 운동 완료), 뉴발란스와 오운완의 합성어다. 모든 이들의 즐겁고 건강한 생활과 운동 시작을 응원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사진=이랜드>

이랜드 뉴발란스·스파오, 빅브랜드로 성장

지주사인 이랜드월드의 별도 기준 지난해 실적은 매출 1조5206억원에 영업이익 2702억원이다. 매출은 1년 전과 비교해 30.8% 늘었고 영업이익은 164.8%나 급증했다.

이랜드월드가 이 같은 실적을 올린 것은 패션사업부의 성과였다.

이랜드월드가 지난 2008년 국내 판권을 획득해 운영하고 있는 뉴발란스는 지난해 7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며 출시 초기에 비해 30배 가까운 매출 성장을 일궈냈다.

코로나19 확산 기간에도 스티브잡스 신발로 알려진 992 시리즈나 지난해 누적 판매 100만족을 넘긴 530 시리즈 등이 사랑을 받았다.

국내 최초의 SPA브랜드인 스파오는 ‘2일 생산 시스템’으로 재고를 획기적으로 줄였다.

2일 생산 시스템은 상품 발주와 생산, 매장, 입고 등의 전 과정을 48시간 안에 끝내는 생산 기법이다. 이랜드가 SPA브랜드 최초로 도입했다.

이랜드월드 관계자는 “이랜드 오피스에서 2일만에 생산한 제품은 스파오 거점 매장에서 주말 에 판매하고 히트상품 조짐이 보이면 바로 이랜드 해외 생산기지에서 대량생산에 들어간다”며 “해외 생산 제품도 5일이면 기획부터 매장 진열까지 완성된다”고 설명했다.

이 덕분에 현재 스파오의 재고율은 20% 미만이다. 정상 가격 판매율이 80% 이상이라는 뜻이다.

온라인사업 확대도 실적에 도움을 줬다.

지난 2020년 8월부터 뉴발란스, 스파오, 미쏘, 로엠 등 브랜드별 단독 공식홈페이지를 오픈, 지난해 온라인 매출 비중을 30%까지 늘렸다.

이랜드월드 관계자는 “스파오, 뉴발란스 외에도 미쏘, 로엠 등 여성복 브랜드와 후아유 등 캐주얼 브랜드이 고르게 실적이 상승한 것이 지난해 호실적을 올린 이유”라고 말하고 “해외와 국내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생산시스템과 빅데이터 등을 활용해 기획하는 트렌드 적중력 높아져 경쟁력을 강화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31일 문을 연 애슐리퀸즈 NC 전주점 <사진=이랜드>
지난달 31일 문을 연 애슐리퀸즈 NC 전주점 <사진=이랜드>

이랜드이츠 흑자전환…리테일 영업익 133% 증가

이랜드이츠는 지난해 별도 기준 영업이익 60억원을 거둬 전년 대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매출도 2535억원으로 1년 만에 규모를 26.2% 키웠다.

이랜드 관계자는 “대표 외식 브랜드 애슐리의 모든 매장을 애슐리퀸즈로 리뉴얼, 리오프닝에 대비하고 내실 있는 수익구조를 완성한 덕”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런칭 20주년을 맞이한 애슐리는 방문하는 고객이 많아 현재 기본 50분 이상의 대기시간을 거쳐야만 식사를 할 수 있다.

코로나19로 외식 수요가 감소하며 경쟁사들이 모두 매장을 줄일 때 오히려 모든 매장을 애슐리퀸즈로 통일하며 프리미엄 매장을 적극적으로 늘려 리오프닝에 대비한 결과다.

이랜드 관계자는 “애슐리는 매 분기 새로운 시즌 메뉴를 선보이기 위해 현장과 본사, R&D 조직이 유기적으로 움직인다”며 “이를 통해 애슐리를 자주 찾는 고객도 언제나 새로운 메뉴를 만끽할 수 있는 구조를 완성했다”고 강조했다.

매장은 60여개 수준으로 2000년대 중반의 140개 보다 적지만 내실 있는 수익구조를 완성했고 고객들이 더 자주 찾는 매장이 됐다.

이에 점포당 매출도 코로나19 이전과 대비해 50% 성장했다.

지난해 4월 문을 연 애슐리퀸즈 동탄점은 월매출 5억원을 기록하고 있으며 잠실점은 지난해 12월 월매출 7억원을 돌파했다.

월매출 5억원 이상 매장은 지난 2020년 1월을 마지막으로 코로나19 기간 2년 3개월 동안 없었다. 지난해 5월에는 잠실점, 부천점, 송도점 등 5개 매장이 월매출 4억~5억원을 넘어서며 코로나19 여파를 완전히 벗어났다.

이랜드리테일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이 1조6161억원을 기록, 전년 대비 1.5%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669억원으로 전년 대비 133.9% 증가했다.

매출 감소는 슈즈 SPA브랜드 슈펜 사업부문을 지난해 8월 이랜드월드에 넘긴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랜드리테일은 또 지난해 10월 하이퍼마켓사업부문과 패션브랜드사업부문을 각각 물적분할해 신설회사 이랜드킴스클럽과 이랜드글로벌을 설립했다.

의사 결정 속도를 높이고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었다.

앞선 9월에는 오아시스마켓과 함께 온·오프라인 신선 플랫폼 브랜드 킴스오아시스(KIM’S OASIS)를 선보였다.

오프라인 유통기업과 새벽배송 이커머스기업이 연합해 브랜드를 출시한 국내 최초의 사례였다.

여기에 지난해 2분기부터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며 오프라인 유통업을 하는 이랜드리테일의 수익성이 반등했다.

수익성 반등에는 자체 브랜드 상품들도 효자 노릇을 했다. 이랜드킴스클럽에서 2018년 론칭한 자체 브랜드 오프라이스(O’price)는 첫해 2018년 연매출 180억원으로 시작해서 지난해 연매출 800억원 올렸다. 올해 예상 매출은 1300억원이다.

이랜드리테일은 도심형 아울렛인 NC와 뉴코아, 2001아울렛의 20%를 자체 브랜드로 채우고 있다.

이중 내몸긍정주의(Body Positive) 트렌드를 타고 급속도로 성장한 애니바디(Anybody)의 편애브라가 주목할 만하다.

편애브라는 ‘너무 편해서 매일 편애하게 된다’는 뜻이다. 신체를 과하게 강조하거나 화려하게 포장된 디자인이 아닌, 기능에 충실하면서 자연스러운 디자인을 강조한다. 현재까지 누적 60만장이 넘는 판매고를 올렸다.

이랜드 관계자는 “유통사업 초기부터 자체 콘텐츠 개발에 주력했다”며 “자체 브랜드 개발과 론칭을 계속해 현재 32개에 달하는 자체 패션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고 연매출은 4200억원을 기록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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